'두 돌' 맞은 강석훈 산은 회장 "HMM 재매각 계획 없어…부산 이전은 정부 결정"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 개최
성과와 향후 중점 추진업무 발표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모두 발언하고 있다. /장윤석 기자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최근 HMM 매각 계획이 결렬된 이후 양자 간의 논의되거나 협의되는 상황은 없습니다. 재매각이 추진된다면 정부와 해운 정책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매각에 임하겠습니다."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은 11일 오후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취임 2주년 기자 간담회'에서 HMM 재매각과 관련해 이같이 밝혔다.

앞서 강석훈 회장은 지난해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산업은행의 주요 현안과 업부 추진방향에 대해 밝힌 바 있다. 1년 만에 기자들과 만난 그는 그간 산업은행이 거둔 성과와 향후 중점 추진업무를 발표했다.

지난 2년 간 강 회장은 초격차산업 및 혁신성장분야 지원에 힘써 왔다. 우선 반도체, 이차전지, 바이오헬스, 디스플레이, 원전 등 국내 첨단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매년 15조원 규모의 '초격차산업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해 우리나라 경제 재도약을 적극 지원했다. 여기에 3조원 규모의 AI 분야 초격차 지원프로그램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미래 신성장 동력 발굴에도 진심인 모습이다. 2022년 이후 모험자본시장 위축 상황에서도 2022년 27조4000억원, 지난해 32조원 규모로 혁신성장분야에 투·융자금 자금을 늘려왔다.

또한 2022년 9월 레고랜드발 채권시장 불안 이후 '금융시장 안정화 프로그램'을 확대 개편해 채권시장 경색, 부동산 PF 부실 우려 등 시장 불안요인에 대응해 왔다.

'신속한 구조조정' 원칙에 따라 대우조선해양 및 쌍용차에 대한 신규 투자유치도 성공적으로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구조조정 기업 경영정상화의 발판을 마렸했다는 설명이다.

또한 태영건설의 부실징후를 선제적으로 감지해 대처했다. 강 회장은 "신속하고 질서있는 워크아웃을 추진해 부동산 PF 금융시장의 불안심리 확산을 조기에 차단하면서 수분양자와 협력업체의 피해를 최소화했다"고 말했다.

지역경제 활성화와 녹색전환 가속화에 대한 지원도 아끼지 않았다.

지난해 초 신설·확대된 동남권 영업조직을 통해 국내 최초로 지역특화 벤처플랫폼 'V:Launch'를 출범·운영하고 지역소재 혁신기업 투자를 위한 부산 미래성장 벤처펀드 및 해양산업 앞 투·융자 지원을 위한 전용펀드를 조성해, 정부의 주요 정책 아젠다인 '성공적인 지방시대' 구현을 현장감 있게 지원했다.

또 국가 기후금융은행으로서 정부의 탄소중립과 녹색성장 정책과 연계한 녹색금융 전용상품 라인업을 통해 녹색산업 분야에 자금공급을 늘려가고 있다.

최근에는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과 관련해 신재생 에너지 투자확대를 위한 9조원 규모의 '미래에너지 펀드'조성을 주도하는 등'지속가능한 성장동력' 확보에 주력했다.

수익성과 안정성, 두 마리 토끼도 잡았다. 7년 연속 흑자기조를 이어가며지난해 한해에만 2조50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했으며 역대 최대인 8781억원의 배당금을 정부에 지급했다.

강 회장은 "한국전력의 거액손실 등으로 연결자본이 감소하는 상황에서도 선제적인 자본확충을 통해 안정적인 BIS비율을 유지하면서정책금융 여력을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모두 발언하고 있다. /장윤석 기자

◆ 첨단산업에 100조원 공급·산은 부산 이전 국회 설득 등 과제

우선 강 회장은 "제조시설, 팹리스, 후공정, 반도체 장비 등 반도체 산업생태계 전반에 걸쳐 국고채 금리 수준의 파격적인 저리 대출을 할 수 있도록 17조원 규모의 반도체 설비투자 특별 프로그램 신설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정부는 반도체지원과 관련해 산업은행 출자를 통한 17조원의 자금공급 방안을 발표했다. 강 회장의 발언은 이에 대한 후속 조치로 풀이된다.

첨단전략산업육성을 위한 100조원 규모의 정책 자금 공급 계획도 밝혔다. 강 회장은 "정부의 첨단 전략산업 육성 기본 계획에 따르면 민간기업은 2027년까지 550조원 이상의 설비 투자를 계획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산은이 550원 이상의 설비투자 중 100조원 규모의 정책 자금을 공급한다면 전산업에 걸쳐 80조원의 생산유발효과와 연간 34조원의 부가가치 유발효과와 14만명의 고용 유발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 34조원의 부가가치는 우리나라의 지난해 명목 GDP의 1.5%, 14만명의 고용 효과는 지난해 총고용의 0.7%에 달하는 수치다.

100조원 규모의 정책 자금 지원을 위해서는 산은법 개정을 통한 법정자본금 한도 증액과 배당 유보, 현물 배당 등이 시급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산은의 법정자본금 한도는 10년 째 30조원이다. 100조원 규모 자금 투입과 BIS 비율 유지를 위해서는 60조원의 증액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본점 부산 이전과 관련한 국회 설득도 계속해야 한다.

강 회장은 "22대 국회 정무위원회가 구성되는 대로 정부와 함께 국회 설득을 지속해 나가면서 산은법 개정 전이라도 실질적인 이전 효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달 초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은 22대 국회 1호 법안으로 '한국산업은행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현행 산은법이 '산은 본점을 서울특별시에 둔다'고 명시하고 있어 법률 개정 없이 부산 이전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강 회장은 "산은의 부산 이전은 국책과제로 대통령이 수차례 강조한 사안"이라면서 "부산 지역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자는 명제에 어느 분도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선 영호남 지역 혁신 생태계 구축과 녹색금융을 총괄하는 '남부권투자금융본부'를 조속히 신설하고 본부 산하에 '호남권투자금융센터'를 비롯해 지역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지역기업종합지원센터'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HMM 매각에 대해서는 재매각 계획이 없다는 뜻을 드러냈다.

강 회장은 "최근 매각 계획이 결렬된 이후 양자간의 논의되거나 협의되는 상황은 없다"며 "재매각이 추진된다면 정부와 해운 정책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매각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태영건설 워크아웃에 대해선 "이날 영구채 전환이 의결되면서 6월 내로 정리가 되며 자본이 조만간 플러스 될 것"이라면서 "회계법인의 적정성 평가에 이어 하반기에는 주식을 재상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동 사업 확대도 시사했다. 이와 관련 강 회장은 "지난해 1월 우리나라에 대한 UAE의 300억 달러 투자 계획 발표 이후 5월 정상회담을 통해 정부는 60억달러 이상의 투자 기회 검토를 발표했다"며 "60억달러 투자건을 현실화하고 남은 240억달러에 대한 투자 기회를 적극 발굴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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