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장이 10일 제112차 국제노동기구(ILO) 총회에서 한국 경영계 대표로 연설에 나섰다.
ILO 총회는 오는 14일까지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다. 손 회장과 함께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이 한국 노사정 대표로 참석했다.
손 회장은 "전 세계 경제와 노동 시장이 팬데믹 충격에서 벗어나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나 지정학적 갈등, 기후 변화, 물가 상승 등 경제 성장을 위협하는 위험요인들은 여전하다"며 "급속한 디지털 전환과 산업 구조 재편으로 전 세계 노동 시장은 대전환의 분기점을 맞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 산업화 시대에 만들어진 낡은 제도와 규제는 미래 세대를 위한 성장 잠재력과 일자리 창출을 가로막고 있는 걸림돌"이라며 "투쟁적이고 대립적인 노사 관계는 산업 구조 변화에 맞는 유연한 대응을 저해한다"고 지적했다.
손 회장은 이어 "경제적 안정과 사회 통합의 근간인 일자리 창출의 주체는 기업"이라며 "기업 경영에 활력을 불어넣고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축을 위해, 노동 시장 유연화와 협력적 노사 관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산업 구조 변화에 맞게 노사가 근로 시간을 더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성과를 반영한 임금 체계를 구축하는 제도 개선은 꼭 필요하다"며 "사업장 점거 금지와 대체 근로 허용과 같이 노사 관계의 균형을 맞출 수 있는 제도 개선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끝으로 손 회장은 한국 정부의 노동 개혁과 관련해 "경총은 사회적 파트너로 책임감을 가지고 사회적 대화에 참여해 노동 개혁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게 하겠다"며 "하루빨리 낡고 경직된 고용 노동 법제를 합리적으로 개선할 수 있도록 사회적 파트너들이 뜻을 모아주시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손 회장은 질베르 웅보 ILO 사무총장과 만나 한국 노동 시장 이슈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이 자리에서 "ILO가 한국의 상황과 노사정의 다양한 입장을 균형 있게 고려해 주길 기대한다"고 요청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손 회장은 로베르토 수아레즈 산토스 국제사용자기구(IOE) 사무총장과 만나 글로벌 고용·노동 이슈를 논의하고, 국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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