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최의종 기자] 한국앤컴퍼니그룹(한국앤컴퍼니)과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가 한국타이어나눔재단이 '한국타이어' 명칭 사용을 중단해달라는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자 소송전에 돌입했다. 한국타이어나눔재단은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의 친누나인 조희경 씨가 이사장을 맡고 있다. 양측의 경영권 분쟁은 최근 조 회장의 승리로 일단락됐으나, 여진이 지속되는 모양새다.
7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한국앤컴퍼니와 한국타이어는 지난 3일 한국타이어나눔재단을 상대로 명칭 사용금지 등 청구 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했다. 한국타이어나눔재단은 지난 1990년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명예회장이 축적한 부를 사회에 환원하겠다며 만든 사회공헌재단이다.
조양래 명예회장은 지난 2020년 6월 본인 보유 한국테크놀로지그룹(현 한국앤컴퍼니) 지분 23.59%를 블록딜 방식으로 차남 조현범 회장(당시 사장)에게 매각했다. 한국앤컴퍼니는 한국타이어 최대 주주다. 조현범 회장은 올해 3월 기준 한국앤컴퍼니 지분 42.03%를 보유하고 있다.
조양래 명예회장 지분 매각에 대해 장남 조현식 전 한국앤컴퍼니 부회장과 장녀 조희경 이사장은 반발했다. 조희경 이사장은 2020년 7월 부친 조양래 명예회장이 자발적 의사 결정이 가능한지 객관적 판단이 필요하다며 서울가정법원에 성년 한정후견 개시 심판을 청구했다.
조 이사장이 성년 한정후견 개시 심판 청구하며 반격에 나섰으나, 1심은 지난 2022년 4월 청구 기각 결정을 내렸다. 조 이사장이 1심에 불복해 항고했지만 2심도 올해 4월 기각 결정했다. 조 이사장은 대법원 판단이 필요하다며 재항고장을 제출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조현식 전 부회장 등이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손잡고 한국앤컴퍼니 주식 공개매수 시도에 나섰다. 그러나 조양래 명예회장이 한국앤컴퍼니 지분을 연이어 추가 매입했고, 사촌 기업 효성첨단소재가 조현범 회장 백기사로 나서면서 실패했다.
한국타이어는 지난 4월 30일 '한국타이어' 명칭 사용을 3주 이내 중단해달라는 내용증명을 한국타이어나눔재단에 보냈다. 지난 2022년 이후 한국타이어나눔재단 후원금을 지급하지 않았으며, 앞으로도 후원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내용증명 송달 시점은 지난달 초로 중단 요구 기한인 3주가 끝난 것으로 파악됐다. 업계에서는 한국타이어가 한국타이어나눔재단에 후원을 끊고 명칭 사용을 금지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한 것을 조현범 회장과 조희경 이사장의 경영권 분쟁 여파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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