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최문정 기자] 지난해 불거진 사법리스크에서 시작된 카카오의 전면 쇄신 작업이 반년 차에 접어들었다. 카카오는 그동안 기존의 자율경영 기조를 탈피하고, 구심력 있는 그룹 조직 체계를 구축하는 데 집중했다. 또한 외부 감시기구인 '준법과 신뢰위원회'를 출범시키며 대내외적인 리스크 관리에 나섰다는 평가다. 조직 재구성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카카오는 향후 이용자가 체감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서비스 발굴과 지속가능한 경영체계 유지 등의 과제를 앞두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지난달 그룹 컨트롤타워 조직인 CA협의체 리더십 구성을 마쳤다.
CA협의체는 2021년 출범한 '공동체얼라인먼트센터(CAC)'를 전신으로 한다. 출범 당시는 카카오 본사와 계열사 간의 의견을 조율하는 제한적인 역할을 수행했지만, 그룹 내 구심점 강화와 위기 선제관리 기구의 필요성에 따라 2022년 CA협의체로 개편됐다. 지난해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의 '시세조종' 혐의로 김범수 창업자를 비롯한 주요 경영진이 수사물망에 오르는 사법리스크가 불거지자, CA협의체는 더욱 조직과 역할이 강화됐다.
카카오는 지난 1월 CA협의체를 개편했다. 이에 따라 김범수 창업자와 정신아 대표(당시 내정자)가 공동 의장을 맡고, 협의체 산하에 △ESG위원회 △책임경영위원회 △경영쇄신위원회 △전략위원회 △브랜드커뮤니케이션위원회 등 5개 위원회를 뒀다. 김범수 창업자와 정신아 대표는 각각 경영쇄신위원장과 전략위원장직을 맡았다.
카카오는 지난달 CA협의체 책임경영위원장으로 정종욱 전 삼성생명 법무팀장을 영입했다. 정 책임경영위원장은 앞으로 카카오 내부의 경영 관련 문제 조율에 나설 예정이다.
실질 업무 조직 역시 개편을 마쳤다. 카카오는 기존의 사업·경영지원 조직을 각 부분의 '리더' 체계로 간소화했다. 기존의 파트와 셸 등의 부서 단위는 폐지하고, '리더'가 해당 부문의 업무를 총괄하는 방식이다.
기존에 사내독립법인(CIC)으로 구성됐던 포털사이트 다음은 '콘텐츠CIC'로 이름을 바꿔 전반적인 콘텐츠 관련 사업을 추진한다. 메신저 서비스 카카오톡의 '선물하기', '쇼핑하기' 등의 이커머스를 맡은 커머스CIC는 내부 사업 부문으로 흡수해 카카오톡의 수익성을 높였다.
특히 눈에 띄는 변화는 카카오가 차세대 핵심 사업으로 점찍은 AI 사업을 총괄할 조직을 신설했다는 점이다. 카카오는 AI 전담조직을 만들며 수장으로 이상호 전 SK텔레콤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최고 AI책임자(CAIO)로 영입했다. 또한 AI연구·개발 자회사 카카오브레인을 본사 조직과 합치기로 결의했다. 카카오브레인과 본사 간의 영업 양수도와 조직 통합 절차는 이달 중 마무리 예정이다.
외부 감시기구인 준신위 역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초 출범한 준신위는 지난 2월 정기 회의 이후 카카오 측에 '책임경영', '윤리적 리더십', '사회적 신뢰 회복'의 세 가지 의제와 세부 개선방안을 마련할 것을 지시했다. 또한 김범수 창업자에게 창업자이자 대주주로서 그룹 거버넌스 체계 구축을 위해 책임을 다할 것을 명시하기도 했다.
카카오의 쇄신 작업이 마무리 수순에 접어드는 가운데, 이후 과제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한 AI 시대 경쟁력 확보에 이목이 쏠린다. 카카오는 올해 카카오톡 등에 AI를 결합해 이용자가 체감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특히 지난해 여러 차례 공개를 미뤘던 카카오브레인의 자체 개발 초거대 AI '코GPT 2.0'의 성능과 활용범위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상황이다.
하지만 최근 카카오톡은 여러 차례 오류를 일으켰다. 카카오톡은 지난달 13일, 20일, 21일 각각 오류를 일으켰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현장점검 등을 통해 카카오가 내부 시스템 작업 중 매뉴얼을 지키지 않아 사전 테스트 시리시와 작업 관리 통제, 재발 방지 대책 등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과기정통부는 카카오에 1개월 안에 시정안에 대한 개선 계획을 마련해 제출하고, 3개월 안에 시정 결과를 제출할 것을 주문했다.
카카오와 계열사들의 준신위 세부 경영 개선방안 마련 시점과 내용도 고려해야 할 요소다. 앞서 준신위는 지난 2월 3개월 안에 해당 방안을 마련해 제출할 것을 요구했지만, 종료 시점을 앞두고 제출 기한을 연장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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