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갤러리아, 신사업 고삐 잡는다…본업 백화점은? [TF초점]


프랜차이즈·푸드테크, 미래 먹거리 낙점…김동선 부사장 주도
백화점 사업, 지난해 매출 역성장·점유율 하락 등 개선 필요

한화갤러리아가 김동선 전략본부장 부사장(사진 우측 상단) 주도 아래 프랜차이즈, 푸드테크 등 신사업에 열을 올리는 가운데 지방 백화점을 중심으로 본업 경쟁력도 회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사진은 대전광역시 갤러리아백화점 타임월드점 전경 /우지수 기자·한화갤러리아

[더팩트|우지수 기자] 갤러리아백화점을 운영하는 한화갤러리아가 프랜차이즈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 햄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를 국내 선보인 후 점포를 늘리고 있고, 그룹 계열사와 푸드테크 사업 연계도 꾀하고 있다. 하지만 외연을 넓히는 신사업과는 달리 본업 백화점 사업은 지난해 매출액이 역성장하는 등 타개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고 있는 한화갤러리아가 백화점을 올해 성장 궤도로 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갤러리아가 그룹 계열사와 함께 신사업 프랜차이즈, 푸드테크 사업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화의 로봇 전문 기업 한화로보틱스와 연계해 자동화 외식 사업 시장을 선점하려는 모양새다.

한화갤러리아는 100% 지분을 보유한 회사 에프지코리아를 지난해 6월 설립하고 미국 햄버거 프랜차이즈 파이브가이즈를 국내 도입해 운영 중이다. 에프지코리아는 지난 4월 서울역에 파이브가이즈 4호점을 열었고, 앞으로 5년 동안 국내 15개 지점을 열 계획이다. 에프지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2, 3분기 초기사업 전개·출점 영향으로 영업이익 적자를 냈지만 지난해 4분기에는 흑자를 내면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푸드테크는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 부사장이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분야다. 김 부사장이 한화그룹에서 맡고 있는 직책은 푸드테크 사업을 발전시키기 유리하다. 백화점과 호텔, 리조트 식음료 사업장에 로봇을 이용한 조리 시스템을 적용하는 등 연계 전략을 꾀할 수 있어서다. 김 부사장은 한화그룹에서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전략부문장 △한화로보틱스 전략기획 담당 △한화 건설부문 해외사업본부장을 겸직하고 있다.

특히 김 부사장이 전략을 담당하는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푸드테크 솔루션 기업 한화푸드테크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달 22일에는 한화로보틱스 본사가 있는 경기도 성남시 판교에 한화푸드테크 연구개발(R&D)센터를 열었다. 이날 R&D센터 개소식에 참석한 김 부사장은 "식음료 서비스 산업 성패는 푸드테크 활용에 달려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화푸드테크는 지난 2월 미국 피자 브랜드 '스텔라피자'를 인수했다. 스텔라피자는 일론 머스크가 수장으로 있는 우주항공 기업 스페이스 X 출신 개발자들이 설립한 푸드테크 기업이다. 피자 반죽을 로봇이 완전 자동화 방식으로 조리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스텔라피자 국내 개점은 한화푸드테크 R&D센터에서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월 25일 서울 서초구 파이브가이즈 고속터미널점을 방문하기 위해 방문객들이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 /우지수 기자

한화갤러리아가 신사업에 발을 뻗고 성장시키고 있지만, 본업인 백화점 사업은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유통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화갤러리아 백화점 매출액은 모든 매장에서 역성장했다. 경쟁사 백화점 3사(롯데·신세계·현대)가 주요 점포를 중심으로 전체 매출액이 성장한 것과 상반된다. 본점인 서울시 강남구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 경우 지난 2022년 전국 백화점 매출액 순위 8위에서 지난해 11위로 밀려났다.

한화갤러리아 백화점 사업은 시장 점유율이 점차 줄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갤러리아의 백화점 시장 점유율은 6.5%다. 이 수치는 지난 2021년 8.1%, 2022년 7.8%, 지난해 말 6.8%로 꾸준히 감소했다. 한화갤러리아에게 백화점 경쟁력 강화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한화갤러리아 측은 이커머스 성장, 유통 업계 경쟁 격화 등을 지난해 백화점 실적 부진 이유로 꼽았다. 갤러리아백화점은 매출액 중 명품 비중이 40%대로 높은데, 경기침체로 명품 소비가 줄어든 점도 실적에 영향을 미친 모양새다. 이와 관련,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올해 수도권, 지방 점포를 중심으로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브랜드를 다양화하는 등 경쟁력을 강화를 시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화갤러리아 측은 올해 VIP고객 비중이 성장하면서 지난해보다 판매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회사는 명품 부문을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대전 타임월드 등 주요 지방 갤러리아백화점 점포에 신규 명품 브랜드를 입점시켰다. 타임월드점은 올해 액세서리 브랜드 '그라프'를 지방 매장 최초로 선보였고 지난해 12월에는 '구찌' 남성 매장을 열었다.

이 회사는 올해 1~2월 갤러리아백화점 외국인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66% 성장하면서 관광객 영업이 실적 회복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이를 위해 신규 외국인 고객 유입을 위한 할인 이벤트, 압구정 상권과 연계한 제휴 혜택 등 관련 마케팅을 확대한다. 다만 갤러리아백화점이 지난해 4분기 외국인 매출액 260억원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고 매출액을 달성했음에도 연간 점포 매출액은 역성장해 올해 외국인 고객을 꾸준히 늘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백화점 경쟁사들은 지난해 서울 지역 주요 점포(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더현대 서울, 롯데백화점 잠실점 등)를 중심으로 매출액 기록을 경신하면서 실적을 이끌었다. 반면 한화갤러리아는 전국 5개 중 3개 점포가 지방(대전, 천안, 진주)에 있어 수도권 외 매장 전략이 특히 중요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갤러리아백화점이 지방 점포 경쟁력을 챙기기 위해서는 타 지역 소비자들이 해당 지역으로 찾아올 수 있는 콘텐츠를 마련해야 한다고 진단한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소비자들에게 서울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에 지방 매장 경쟁력 강화는 갈수록 어려워질 것"이라며 "지역 특성을 잘 이용하면 소비자 발길을 이끌 수 있다. 예를 들어 대전의 빵집 성심당을 갤러리아 타임월드점에 입점하는 등 그 지역을 찾은 고객이 백화점까지 방문할 수 있게 유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index@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