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스트 간판 뗀 LS증권, 범LG家 지원 받고 IB 강자되나


1일 LS그룹 편입 통해 LS증권 출범
그룹 증권사, 계열사 DCM·ECM 소화하며 사세 확장

LS그룹 계열 LS네트웍스는 1일 이베스트투자증권을 인수를 완료하면서 LS증권을 공식 출범했다. 범 LG가가 증권업에 진출한 것은 2003년 LG투자증권 이후 21년 만이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LS증권이 이베스트투자증권 간판을 떼고 마침내 출범했다. 그간 대형 그룹사 계열 증권사가 모기업의 간접적인 지원을 통해 기업금융(IB) 부문부터 차례로 성장한 만큼, LS증권도 LS그룹뿐만 아니라 범LG가(家)의 지원을 받아 IB 부문 강자로 떠오를지 관심을 끈다.

LS증권은 지난 1일 사명 변경을 완료하고 공식 출범했다. 금융위원회가 올 초 LS그룹 계열 LS네트웍스를 이베스트투자증권의 대주주로 변경하는 안건을 승인한 지 5개월 만이다.

이에 LS증권은 삼성증권, 현대차증권, 한화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DB금융투자, 교보증권, 유진투자증권, 키움증권, 대신증권에 이어 증권사 중 10번째로 그룹사(금융지주계열 제외) 산하 증권사가 됐다. 초대 대표는 기존 이베스트투자증권을 이끈 김원규 대표가 명함을 이어받았다. 김 대표는 우선 '톱10' 증권사 진입을 목표했다.

김 대표는 LS증권 출범 발표를 통해 "올해는 당사의 설립 25주년이자 LS증권의 원년"이라며 "이번 사명 변경이 당사의 목표인 톱10 증권사로 성장하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브랜드 가치 제고, 시스템 역량 강화, 신사업 진출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반면 금융투자업계에서는 LS증권이 야심 차게 출범했지만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갈 길이 멀다고 지적한다. 지난해 기준 이베스트투자증권의 자본 규모는 3639억원으로 평균 3조원대에 육박한 대형사에 미치지 못하고, 올해 1분기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20% 줄어든 200억원대에 그치고 있어서다.

또한 2022년 말 2600억원에서 2023년 6월 3500억원으로 늘어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신용공여 잔액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이 LS그룹에 편입되면서 LS증권으로 사명을 바꿨으나, 유의미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LS증권이 이번 대기업 그룹 편입을 통해 IB부문에서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LS증권 제공

반면 LS증권의 이번 대주주 변경이 큰 터닝포인트로 작용할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LS증권이 범LG계열 유일한 증권사인 만큼 모기업인 LS그룹을 비롯해 범LG가 계열사의 주요 딜에 우군으로 참여할 가능성이 관측되기 때문이다. 그간 강점을 보인 부채자본시장(DCM)은 물론, 지난해 이베스트투자증권이 1건도 따내지 못했던 주식자본시장(ECM) 분야도 든든한 지원군을 업고 인수사 참여 등 기회를 얻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그룹 산하 증권사는 DCM·ECM 분야 등에서 형평성이나 객관성 등 문제로 대표 주관사 참여에 간접적인 제약을 받아 왔다. 다만 인수사 참여는 가능하기 때문에 그룹 계열사가 회사채 발행이나 IPO 등을 위해 자금 조달이 필요한 경우, 증권사가 실적을 올릴 기회는 잦아졌다. 실제로 한화그룹의 한화투자증권, 제이앤더블유파트너스의 SK증권(SK그룹사 시절) 등이 그룹 내 DCM·ECM 물량을 소화하면서 실적을 낸 증권사로 꼽힌다.

LS증권 전신인 이베스트투자증권에서도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지난 24일 그룹 자회사 LS일렉트릭 주식 29만9000주를 블록딜(시간 외 매매) 방식을 통해 주당 21만2500원에 매입하는 635억원대 규모의 위탁투자중개를 맡아 수익을 올렸다. 지난해 10월 LS일렉트릭이 발행한 15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 같은 해 12월 상장 첫날 '따따블(공모가 대비 4배 상승)'을 기록한 LS머트리얼즈의 기업공개(IPO) 등에 인수단으로 참여했다.

다만 LS증권 측은 이같은 견해를 인지하면서도 향후 IB부문에서 특혜를 누릴 것이라는 관측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대기업 편입으로 정체성을 확보하고 사명 변경을 통해 고객 저변을 확대하는 것은 맞지만, 막연한 기대감이라는 설명이다.

LS증권 관계자는 "이제 대기업 계열사가 됐으니까 기업금융 쪽으로 조금 더 기회를 많이 가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고 하는데 이는 막연한 부분이다. 아직 관련된 정보나 오퍼가 없어서 답변하기 애매한 시점"이라면서도 "IB 쪽에서는 이번 출범을 통해 리스크 관리와 수익 다변화 등 두 가지 측면을 중점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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