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마곡동=이중삼 기자] 아버지가 물려준 회사 경영권을 두고, 진흙탕 싸움을 이어갔던 아워홈 남매간 경영권 분쟁이 친오빠 구본성 전 아워홈 부회장의 승리로 끝났다. 구 전 부회장의 막냇동생인 구지은 아워홈 부회장은 다음 달 3일을 끝으로 회사 경영권을 내려놓게 된다.
아워홈은 31일 오전 11시 서울 강서구 마곡 본사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구본성 전 부회장의 장남인 구재모 씨를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구지은 부회장이 제안한 '자사주 매입' 안건은 통과되지 못했다. 구 전 부회장이 이사회를 장악하면서 다음 달 3일 임기가 종료되는 구 부회장은 4일부로 회사를 떠나게 됐다.
이날 오전 10시 한국노총 전국 식품산업노동조합연맹 아워홈 노동조합(아워홈 노조)은 집회를 열고, 구지은 부회장 경영 체제를 유지하고, 구미현 씨 부부는 사내이사에서 즉시 사퇴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노조 측은 "회사 성장에 전혀 관심이 없고, 경영에 무지한 구미현 씨 부부는 사내이사에서 즉시 사퇴하라"며 "배임·횡령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구 전 부회장은 대주주에서 물러나라"고 요구했다.
노조 측의 바람과 달리 결과는 구 전 부회장이 이겼다. 구 전 부회장이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은 첫째 언니 구미현 씨 때문이다. 지난달 17일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구미현 씨는 구 전 부회장과 손을 잡고 구 부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을 가로막았다. 구미현 씨는 또 임시주주총회 하루 전인 지난 30일 구 전 부회장 편에 서겠다는 서한을 구 부회장과 둘째 동생 구명진 씨에게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자신이 회사 대표이사가 되겠다는 의사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비상장사인 아워홈 지분은 구본성 전 부회장이 38.56%를 보유하고 있다. 구미현 씨는 19.28%, 둘째 언니 구명진 씨는 19.6%, 구 부회장은 20.67%를 가지고 있다. 구 전 부회장과 구미현 씨 지분을 합치면 절반이 넘는다.
이로써 아워홈은 이번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신규 사내이사진 구성을 마쳤다. 아워홈은 지난달 17일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구미현 씨와 그의 남편인 이영열 전 한양대 의대 교수를 사내이사로 선임한 데 이어 이날 임시주주총회에서 구 전 부회장의 장남 구재모 씨를 신규 사내이사로 임명하면서 아워홈은 상법 규정을 충족하게 됐다. 상법상 자본금 10억원 이상인 기업의 사내이사는 최소 3명이 돼야 한다.
앞서 구 전 부회장은 자신의 장남 구재모 씨와 전 중국남경법인장 황광일 씨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건과 구 전 부회장 자신을 사외이사 격인 기타 비상무이사로 선임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구 전 부회장 본인과 황광일 전 중국남경법인장을 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은 부결됐다.
한편, 아워홈은 다음 주 이사회를 열어 새 대표이사를 선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