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최의종 기자] 코로나19 엔데믹 보복 여행 수요에 힘입어 국적 항공사가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서비스 품질이 다소 아쉽다는 평가가 나왔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에 따른 항공업계 지각변동이 예고된 상황에서 품질 향상에 집중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30일 2023년 항공교통서비스 평가 중 항공운송서비스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국토부는 항공사업법에 따라 지난 2018년부터 해마다 항공교통사업자를 대상으로 항공교통서비스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항공운송서비스 평가는 운수권 배분 평가지표로 활용된다.
국토부는 지난해부터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지연 기준을 적용했다. 기존 국내선 30분, 국제선 60분보다 다소 강화된 각각 15분이다. 국토부는 운항 신뢰성 항목에서 강화된 기준을 적용해 평가를 진행했다.
10개 국적 항공사 중 국내선에서 가장 지연율이 높은 항공사는 저비용항공사(LCC) 에어서울로 확인됐다. 지연율은 20.6%를 기록했다. 이어 제주항공이 17.3%, 이스타항공이 16.4%, 진에어가 15%, 대형항공사(FSC) 아시아나항공이 11.9%, 대한항공이 10.3% 지연율을 기록했다.
평가 등급을 살펴보면 에어서울이 B+에서 C++로, 제주항공이 A+에서 B+로 하락했다. 국제선에서는 기준이 강화되면서 대부분 항공사 평가 등급이 하락했다. 국적 항공사는 에어로케이와 에어부산이 매우우수(A) 등급을 받았다.
특히 에어서울과 제주항공의 정시성 미흡 평가는 뼈아픈 대목이다. 코로나19 이전인 2018년 항공교통서비스 평가 결과에 따르면 에어서울은 국내선에서는 미평가, 국제선에서 매우우수(A) 등급을 받았다. 제주항공은 국내선에서 우수(B), 국제선에서 매우우수(A)를 받았다.
두 LCC는 코로나19 엔데믹 보복 여행 수요 영향으로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두 LCC가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할 때 다소 정시성 측면에서 아쉬워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항공업계가 호실적을 거뒀지만, 서비스 품질 향상에 대한 노력이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다만 두 LCC가 제주공항 출발 편수가 많은 점을 고려하면 지연율이 높을 수밖에 없다는 평가도 있다. 운항이 지연되면 뒤이은 항공편도 지연될 수밖에 없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정시성 준수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현장 혼잡도를 줄이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에 따른 항공업계 재편 과정에서 서비스 품질 향상이 중요하다고 본다. 아시아나항공 계열 LCC 에어서울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 이후 에어부산과 함께 대한항공 계열 LCC 진에어와 통합돼 '메가 LCC'로 거듭날 전망이다.
티웨이항공 역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 여파로 유럽 노선을 본격적으로 취항할 예정이다. 에어프레미아는 최근 대한항공과 미주 출발 항공편 인터라인 협약을 체결하는 등 업계 재편 과정에서 최대 이익을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운항 지연은 천재지변 등 다양한 이유로 생길 수 있는데, 후속 서비스 제공 등에 최선을 다하며 고객 만족도를 높일 계획"이라며 "기재 문제 등에 의한 지연도 불가항력적이지만, 불편이 없도록 후속 조치를 다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업계 경쟁 강도가 높은 상황에서 정시성이 미흡하다는 지적은 아쉬울 수밖에 없다"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이 마무리되지 않았으나 이후 예견할 수 있는 업계 재편 속 외항사와 경쟁 측면을 보면 서비스 품질 향상은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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