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확장' 수혜 전력기기 업체, 설비투자 확대…"물 들어올 때 노젓자"


LS일렉트릭·HD현대일렉트릭·효성중공업 등 설비투자↑

LS일렉트릭의 올해 1분기 설비투자 금액은 141억94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3% 늘었다. 사진은 LS일렉트릭 청주 스마트 공장 전경. /LS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미국 인공지능(AI) 반도체 업체 엔비디아가 올해 1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하는 등 AI 산업이 확장하고 있다. 전기차(EV) 사업에 이어 AI 산업 확대로 전력 수요가 늘면서 국내 전력기기 업체는 공격적으로 투자를 확대하며 대응하는 모양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LS일렉트릭의 올해 1분기 설비투자 금액은 141억94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3% 늘었다. HD현대일렉트릭은 211억9200만원으로 737% 증가했다. 효성중공업은 68억4500만원으로 64.9% 늘었다.

세계적으로 전력 설비 수요는 증가하는 추세다. 완성차 업체가 수년 전부터 전기차를 생산하며 배터리 수요가 증가하고, 최근 AI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전력 인프라 산업이 주목받고 있다. AI 시스템을 가동하려면 데이터센터 구축이 필수다.

업계에서는 2023~2028년 글로벌 데이터센터 연평균 전력 수요 증가율은 11% 수준으로 관측되나, AI 서버를 적용하면 연평균 26~36%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한다. 현재 500TWh로 추산되는 데이터센터 소비전력은 오는 2050년에는 1200TWh로 늘 것이라는 예측이 있다.

데이터센터는 전력 과부하를 막기 위해 초고압 변압기가 필요하다. 초고압 변압기 분야는 HD현대일렉트릭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미 2027년까지 변압기 물량을 확보한 상태다. 특히 변압기는 슈퍼사이클에 들어섰다.

미국에서는 변압기 70% 교체 시점이 최근 도달해 수요가 증가할 전망이다. HD현대일렉트릭은 미국 앨라배마에 공장을 마련해 밀려드는 수요에 대비한 상태다. 조석 HD현대일렉트릭 사장은 지난 4월 인터뷰에서 "신규 공장 건설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HD현대일렉트릭 관계자는 "전동화와 디지털 전환 가속 등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와 노후 교체 물량 등으로 시장 수요가 지속해 확대할 전망"이라며 "선별 수주로 수익을 극대화하고 미래 사업 투자로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데이터센터의 전력 과부하를 막기 위해 필요한 초고압 변압기 분야는 HD현대일렉트릭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진은 HD현대일렉트릭의 전력 변압기. /HD현대

LS일렉트릭은 내년 9월까지 부산사업장에 803억원을 투입해 공장을 증설한다. 증설을 마치는 내년 10월부터 생산 능력이 연간 4000억원으로 늘어난다. LS일렉트릭은 최근 부산·울산 소재 초고압 변압기 생산 기업 KOC 전기 지분 51%를 매입해 경영권을 확보했다.

부산사업장 초고압 변압기 생산을 늘리는 LS일렉트릭 시선은 배전 시장에 쏠려있다.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기를 변전소까지 옮기는 과정인 송전보다, 변전소에서 전기 소비처까지 수송하는 배전 시장이 확대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 때문이다.

LS일렉트릭은 지난 2022년 유타주 전력 배전반 생산업체 MCM엔지니어링을 인수해 북미 시장 공략 전초 기지로 활용하고 있다. 지난해 7월에는 텍사스주에 토지와 부대시설을 매입해 생산설비를 구축하고 있다.

LS일렉트릭 관계자는 "미국에서 우리 기업이 설비 투자를 하는데 배전 단위 설비가 필요하다"며 "북미에서 LS일렉트릭이 잘한다고 소문이 나서 여러 계약을 체결하는 등 현지에서 사업을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효성중공업은 초고압 변압기와 차단기 등에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 영국 국영 전력회사 특수변압기 수주, 스웨덴 배전회사 초고압 변압기 신규 수주 등 성과를 낸 바 있다. 최근 네덜란드에 연구소도 설립했다.

효성중공업은 '친환경' 발전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효성중공업은 지난달 중순부터 세계 최초로 차세대 무탄소 전력 개발 핵심 제품 '수소엔진발전기' 상용화에 성공해 울산 공장에서 본격 가동을 시작했다.

효성중공업은 지난해 7월 오스트리아 가스엔진 전문회사 INNIO옌바허와 수소엔진발전기 실증 사업을 위한 합의 각서를 체결하고 개발을 진행했다. 우태희 효성중공업 대표이사는 "발전사를 비롯해 기업의 지속 가능한 사업 환경 구축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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