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 오스템임플란트 이어 커넥트웨이브도 '자진상폐' 성공할까


MBK파트너스, 의결권 지분 86% 확보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가 이커머스 전문기업 커넥트웨이브의 상장폐지를 추진하고 있다. /더팩트 DB

[더팩트|윤정원 기자]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가 이커머스 전문기업 커넥트웨이브 상장폐지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소액주주들은 여전히 공개매수가가 기대치에 못 미친다며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지만, 오스템임플란트에 이어 '공개매수→자진 상장폐지'가 무난한 스텝을 밟을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 MBK파트너스, 이르면 이번 주부터 2차 공개매수 돌입

MBK파트너스는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24일까지 특수목적법인(SPC) 한국이커머스홀딩스를 통해 코스닥 상장사 커넥트웨이브의 공개매수를 진행했다. 공개매수 가격은 주당 1만8000원으로, 공개매수일 직전 1개월과 3개월 동안 거래량의 각각 평균치인 1만4308원, 1만4685원에 각각 25.8%, 22.6%의 프리미엄이 적용됐다. 공개매수 대상은 잠재발행주식 총수의 29.61%인 1664만7864주다.

1차 공개매수 결과 커넥트웨이브 지분 48.69%를 보유하던 MBK파트너스는 의결권 지분 86%(CB/BW 전환 가정 주식수 포함)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80% 중반을 넘는 지분율을 얻게 됨에 따라, 2차 공개매수를 거쳐 상장폐지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MBK파트너스는 이르면 이번 주 초부터 1차 공개매수와 같은 가격으로 2차 공개매수를 진행할 계획이다.

앞서부터 시장에서는 커넥트웨이브의 자발적 상장폐지 이뤄질 확률이 높다고 봤다. 지난달 29일 2대 주주인 김기록 커넥트웨이브 이사회 의장이 공개매수에 참여하기로 하면서 상폐 가능성은 크게 대두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게재된 신고서에 의하면 김기록 의장은 보유지분 9.29%(522만6469주)를 전량 매각할 방침이다.

만일 2차 공개매수가 미진한 성적을 내더라도 MBK파트너스 측은 예정대로 상폐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MBK파트너스 측은 앞서도 2차 공개매수의 결과와 무관하게 MBK파트너스는 충분한 수준의 지분율이 취득되는 경우 관계 법령에 따라 신속히 상장폐지를 위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MBK파트너스는 UCK파트너스와 지난해 초 오스템임플란트 자진 상폐에도 무난하게 성공한 바 있다. 당시에도 1차 공개매수로 80% 중반의 의결권을 확보한 후 2차 공개매수, 상시매수를 거쳐 상장폐지를 완료했다.

◆ 6000억원 들인 '커넥트웨이브', 어떤 회사?

MBK파트너스가 상폐로 가닥을 잡은 커넥트웨이브는 2002년 설립된 회사다. MBK파트너스는 지난 2022년 6000억원을 들여 이커머스 가격 비교 서비스 플랫폼인 '다나와'와 코리아센터를 인수한 뒤 두 회사를 합병해 커넥트웨이브를 출범했다. 현재 커넥트웨이브는 다나와 외에도 해외직구 플랫폼 '몰테일', 자회사 써머스플랫폼의 가격 비교 플랫폼 '에누리 가격비교' 등을 운영 중이다.

코리아센터와 다나와가 합병한 이후 커넥트웨이브는 실적 상승세를 나타냈다. 커넥트웨이브의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365억원으로 전년 대비 12.6% 증가했다. 매출은 4603억원으로 전년보다 1.7% 늘었다.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은 590억원으로 10.5% 증가했다. 상각 전 영업이익률은 11.8%에서 12.8%로 향상됐다. 연결기준 총 거래액(GMV)은 12조6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했다.

다만, 올해 1분기 들어서는 실적이 다소 고꾸라졌다. 이커머스 시장 성장세 둔화와 컴퓨터 및 가전제품 수요 감소, 온라인 광고시장 부진 등 비우호적 대외 환경 영향으로 거래액과 광고매출이 줄었다.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커넥트웨이브의 영업이익은 85억원, 매출은 1096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과 매출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7.6%, 10.5% 빠졌다. 동기간 커넥트웨이의 EBITDA는 141억원(8.1% 감소), GMV는 3조원(5.1% 감소) 수준이다.

MBK파트너스는 지난해 초에도 공개매수를 통해 오스템임플란트 상장폐지에 성공한 바 있다. /윤정원 기자

◆ 상폐 되면 '단일 주주체제'…소액주주 반발은 '여전'

현재 MBK파트너스는 경영 효율화를 위해서 커넥트웨이브의 상폐를 추진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단일 주주 체제로 전환되면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해지고, 주가에 구애받지 않아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경영 판단을 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상폐를 이루게 되면 상장사에 부과되는 각종 공시 의무와 규제, 주가 관리 부담을 덜어낼 수 있다.

실제 비상장사로 탈바꿈하면 기업가치 상승효과도 기대해봄 직하다. 주식시장에서 주가의 움직임은 컨트롤이 쉽지 않다. 실적 개선만으로 원하는 가격상승을 기대하기도 어려운 게 사실이다. 다양한 밸류업 프로그램을 활용할 수 있지만,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는 만큼 주가조작이라는 오해를 받을 소지도 있다. 반면 비상장기업의 가치는 실적과 직접적으로 연동된다. 드라마틱한 실적개선을 이룰 수만 있다면 방법에 따라 주가보다 훨씬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커넥트웨이브가 비상장사로 탈바꿈하기까지 소액주주들의 원성은 쉬이 사그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현재 커넥트웨이브 소액주주들 중에는 평단가 3만원을 웃도는 금액으로 주식을 매입한 뒤 1년 6개월 넘게 거래를 주저하고 있다고 아우성치는 이들이 많다. 그들은 증권 커뮤니티 및 온라인 게시판에서 "1만8000원이라는 공개매수가는 기업가치에 비해 현저히 낮은 금액", "배당금을 독식하겠다는 MBK파트너스의 이기적인 셈법"이라는 토로를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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