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라진 기자] 국내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한 정부의 밸류업 가이드라인 지원 방안이 확정 발표된 가운데, 그간 밸류업 기조에 수혜를 본 '저PBR(주가순자산비율)주'가 다시 상승세를 탈지 이목이 집중된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26일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밸류업 프로그램의 '기업가치 제고 계획' 가이드라인을 확정·공개했다. 가이드라인에는 △주주환원 확대 시 법인세·배당소득세 경감 등의 세제지원 △밸류업 표창 △밸류업 프로그램 참여·이행 등에 대한 평가 우대 등의 인센티브가 언급됐다.
밸류업 표창의 경우, 표창 기업에 대해 '3대 분야 8종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구조다. 신규 8종은 △5종 세정지원 △거래소 공동IR 우선참여 기회 △'밸류업 지수' 편입 우대 △주기적 지정 감사 면제 심사 시 가점 부여 △감리 제재 조치 시 감경 사유로 고려 △거래소 연부과금 면제 △거래소 추가·변경 사장 수수료 면제 △불성실공시 관련 거래소 조치 유예 등이다.
기업가치 제고 계획 가이드라인은 지난 3일 공개된 밸류업 가이드라인의 지표선정에 대한 일부 내용을 수정·보완하고 인센티브 관련 신규 8종 등을 포함했다. 하지만 여전히 핵심 유인책으로 꼽히는 상속세 부담 완화가 빠지는 등 세제지원이나 인센티브에 대한 수치적인 내용 등은 담겨있지 않았다.
이에 '알맹이'가 빠졌다는 미적지근한 반응이 나왔지만 투자자들은 저PBR주에 대한 주목도를 높이는 모습이다. 정부의 밸류업 가이드라인 확정 이후 처음 열린 정규장에서는자동차, 금융 관련주 등 저PBR주의 주가가 오르면서 시장 주목도를 높이고 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장중 자동차주와 금융주는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오전 10시 59분 기준 현대차와 기아는 장중 각각 1.12%, 3.25% 오르고 있다.
금융주도 장중 상승세를 띤다. KB금융은 0.52% 오름세를 기록 중이다. 하나금융지주(2.29%), 신한지주(1.05%), 우리금융지주(0.49%) 등 4대 금융지주들도 장중 상승세다. 이외에도 삼성화재(3.73%), DB손해보험(0.70%), 현대해상(0.16%) 등도 상승 곡선을 그리는 추이다. 증권주도 전체적으로 전일 대비 0.29% 오르고 있다.
증권가에선 밸류업 프로그램이 금융주에 중장기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보고 긍정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김재철 키움증권 연구원은 "기업별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까지는 일정 기간이 소요될 예정이나 ROE(자기자본이익률), PBR, 주주환원율 등 투자지표 공개에 따라 올해 ROE 개선세가 기대되는 저PBR 업종인 금융주의 수혜 가능성이 커졌다"고 언급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외국인들의 은행주 매수세가 주춤해지면서 당분간 조정 양상이 이어질 전망이다. 그럼에도 은행주에는 밸류업이 중장기 모멘텀으로 계속 작용할 공산이 크다"면서 "PBR도 아직 0.39배로 여전히 현저한 저평가 상태이며, 부동산 PF 추가 충당금 적립 등에도 불구하고 은행 실적이 양호할 것이라는 점에서 조정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