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이중삼 기자] 휠라홀딩스가 지난해 실적 부진을 딛고 올해 반등을 꾀하고 있다. 줄곧 적자 행진을 이어가던 본업 '휠라 부문'이 흑자 전환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회사가 추진 중인 글로벌 5개년 전략 '위닝 투게더'에 걸림돌 신세였지만, 올해 1분기 반등하면서 향후 전략 추진에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휠라홀딩스 올해 1분기 매출은 1조1826억원, 영업이익은 163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7%, 1.8% 늘었다. 사업별로 보면 휠라 부문 매출은 2426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2331억원) 대비 4.1%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59억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45.8% 늘었다. 아쿠쉬네트 부문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이 7.36%, 영업이익은 0.64% 각각 늘었다.
휠라홀딩스에 휠라 부문은 '아픈 손가락'이었다. 지난해 2~4분기까지 줄곧 적자를 기록해서다. 지난해 분기별 휠라 부문 영업손실 현황을 보면 462억원(2분기)→63억원(3분기)→82억원(4분기)으로 3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적자 흐름을 끊지 못한 핵심 이유는 휠라USA를 중심으로 쌓인 재고 소진 문제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재고가 쌓이면서 제품 순환에도 차질이 생기자 이를 해결하기 위해 현지에서 할인 판매 전략을 선택했고 이에 따라 실익이 줄어든 것이다. 여기에 휠라코리아 매출 채널 조정과 노후화 매장 정리 등 이슈도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한 분기만에 휠라 부문이 흑자 전환에 성공한 이유는 이런 문제들이 어느 정도 해소됐기 때문이다. 재고 소진을 최우선 과제로 삼은 것이 효과를 불러왔다. 휠라홀딩스 관계자는 이날 "휠라USA 재고 정상화에 따른 가격 경쟁력 회복과 할인판매 감소에 따른 매출 개선이 주효했다"며 "휠라코리아의 24SS 신제품 반응 호조도 긍정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 "위닝 투게더 전략 '턴 어라운드' 속단하기엔 일러"
윤근창 휠라홀딩스 대표이사는 지난 2022년 2월 그룹 미래 성장을 견인할 전략 계획으로 5년간 1조원 이상을 투자하는 '위닝 투게더' 전략을 발표했다. 고객 경험 중심 비즈니스 모델 구축, 브랜드 가치 재정립, 지속가능성장 등 세 가지가 핵심이다. 리브랜딩·고급화를 통해 글로벌 라이프스타일 스포츠 브랜드로 거듭난다는 목표다. 오는 2026년까지 매출 4조4000억원과 영업이익률 16% 달성하겠다는 구체화된 목표도 제시했다.
이 회사는 이 전략 일환으로 브랜드 창립 이래 처음 글로벌 브랜드 사장직을 신설하고 첫 번째 글로벌 브랜드 사장직에 토드 클라인 사장을 선임했다. 토트 클라인은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와 리복의 임원 출신이자 30년 넘게 스포츠웨어 산업에 몸담아 온 인물이다. 리복 글로벌 스포츠 마케팅 이사로 재직할 당시 브랜드의 성공적인 리브랜딩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휠라홀딩스는 올해 프리미엄 브랜드 브랜딩 작업에 매진한다는 방침이다. 글로벌 브랜드 앰버서더와의 다양한 활동을 비롯해 많은 파트너와의 협업도 지속할 예정이다. 올해 하반기 프리미엄 브랜드인 '휠라플러스(+)' 출시도 앞두고 있다.
다만 패션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1분기 실적만 놓고 휠라홀딩스가 '실적 턴 어라운드'에 성공했다고 평가하기에는 이르다고 말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2~3분기까지는 실적 흐름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이번에 흑자로 돌아섰다고 해서 앞으로도 전망이 좋다고 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직접 운영 사업 지역인 한국과 미국 모두 외형 성장보다 브랜드 가치 제고와 마진 개선에 집중하는 기조를 지속 추진 중"이라며 "장기 호흡 아래 꾸준한 방향으로 브랜드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