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증권, 첫 대기업 지정…'숙원' 종투사 진출 부푼 꿈 이룰까


지난해 자산 5조 넘겨 공정위 대기업 집단 지정돼
종투사 신청 자격인 자기자본 3조원도 돌파

그간 종투사와 초대형 IB 진출을 목표로 자본 확충에 노력한 대신증권이 올해 처음으로 대기업 집단에 지정되면서 숙원을 이룰지 업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대신증권이 올해 처음으로 대기업 집단에 지정되면서 숙원이던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진출에 대한 꿈을 이룰지 관심이 쏠린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신증권은 지난 15일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발표한 '2024년 대기업 집단(공시대상기업집단)'에 편입됐다. 자본 규모로는 88개 대기업 집단 가운데 78위에 이름을 올렸고, 증권사에서는 미래에셋그룹에 이어 두 번째로 대기업 집단으로 지정됐다.

대신증권이 대기업 집단에 편입된 배경은 전년보다 자본이 늘어난 것에 따른다. 공정위는 매년 자산 5조원 이상 기업을 대기업 집단으로 지정하고 총수 일가의 사익 편취 규제와 공시 의무 등 규제를 강화한다. 대신증권이 지난 3월 13일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2023년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공정 자산 규모는 5조7600억원이다. 2022년 4조4700억원과 비교하면 28.8% 늘어난 수치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를 대신증권이 그간 종투사 진출이라는 목표를 갖고 자기자본 확충에 노력한 결과로 보고 있다. 대신증권은 종투사 자격 조건인 자기자본 3조원(별도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실적 개선 작업 외에도 지난해 대신에프앤아이 등 주요 계열사로부터 4800억원의 중간배당을 받았고 자산 재평가를 통해 약 2100억원의 재평가차익을 내며 자산규모를 확대해 왔다.

종투사 진출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는 오너의 경영 지배력도 이상이 없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신증권의 경영 방침은 이어룡 대신파이낸셜 회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올해 전략 목표는 자기자본 4조원 달성과 초대형 IB로의 진출"이라고 밝힐 정도로 자본확충에 대한 오너일가의 입김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1분기 기준 대신증권의 최대 주주는 이어룡 회장의 아들이자 오너 3세인 양홍석 대신증권 부회장이다. 1분기 기준 양 부회장의 대신증권 지분율은 10.48%, 가족들을 비롯한 특수관계자 우호 지분을 포함해도 17.09%에 불과하지만 자사주 비중이 26.07%에 달한다. 또 올해 들어서도 꾸준히 주식 매입을 통해 조금씩 지분을 늘려나가는 모양새다.

액면상으로는 종투사 자격 요건을 갖춘 상태다. 대신증권의 1분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별도 기준 자기자본은 3조1040억원이다. 초대형IB 기준인 자기자본 4조원 달성에는 모자라지만, 신용공여 한도가 자기자본의 100%에서 200%로 늘어나고 헤지펀드에 자금 대출이나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와 외화 일반 환전 업무도 가능해지는 종투사 신청은 가능한 상황이다.

다만 대신증권은 요건을 충족한 만큼 더욱 신중하게 접근한다는 방침이다. 오너의 강력한 지원과 자기자본 등 자격 요건을 갖췄지만 더욱 안정적인 자본 확충을 위해 신청을 하반기로 미룬다는 방침이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더 안정적으로 자기자본을 쌓고 신청하기 위해 종투사 신청을 미루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23일 기준 국내 증권사 중 종투사로 지정된 곳은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하나증권, 메리츠증권, 신한투자증권, 키움증권 등 9곳이다. 대신증권이 종투사가 된다면 국내 10호 종투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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