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지난해 사회적가치 16.8조 창출…6년 누적 93조


사회적가치 전년비 15% 감소…반도체 업황 악화로 납세·배당 줄어
"사회문제 해결에 적용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 지속 혁신할 것"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의 회장(가운데)이 지난 1월 서울 중구 대한상의 회관에서 열린 ERT 멤버스 데이 행사에 참석하기 전 ERT 나눔박스 포장 봉사 프로그램에 참여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최태원 회장을 중심으로 사회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고 있는 SK그룹은 지난해 약 16조8000억원의 사회적가치를 창출했다. /이성락 기자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SK그룹은 지난해 약 16조8000억원의 사회적가치를 창출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는 전년 대비 15% 줄어든 수치다. 첫 측정을 시작한 2018년부터 현재까지 누적액은 약 93조원에 달한다.

사회적가치는 이해관계자들이 당면한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완화하는 데 기업이 기여한 가치를 의미한다. 경제적가치와 사회적가치를 동시에 실현하는 더블보텀라인(DBL) 경영을 추구하고 있는 SK그룹은 과거 정성적 요소로만 평가되던 사회적가치 창출 성과를 매년 화폐 단위로 측정해 발표하고 있다.

사회적가치 측정 분야는 △경제 간접 기여 성과(고용·배당·납세) △환경 성과(친환경 제품 서비스·생산공정 중의 환경 영향) △사회 성과(삶의 질을 개선하는 제품 서비스·노동·동반 성장·사회공헌) 등 크게 3가지로 나뉜다.

분야별로 살펴보면 경제 간접 기여 성과는 전년 대비 약 17% 감소한 16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주력 사업의 업황 악화로 관계사들의 배당과 납세액이 줄어든 결과다. 특히 반도체 및 석유 사업 업황 악화로 SK하이닉스와 SK이노베이션의 영업이익이 감소하며 그룹 전체 경제 간접 기여 성과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SK그룹 관계자는 "경제 간접 기여 성과는 외부 환경 변수가 많아 관리가 어려운 영역이지만, 사업 본연의 성과 강화를 통해 지속 개선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환경 성과 분야는 -2조7000억원으로 전년(-2조8000억원) 수준을 유지했다. SK그룹은 비즈니스 확대로 인한 공장 증설 등에도 불구하고, 환경 공정에서 마이너스 성과가 늘어나지 않도록 탄소 감축을 위한 솔루션을 지속해서 찾는다는 방침이다.

SK그룹 관계자는 "관계사별로 수소·신재생에너지를 비롯한 무탄소 전력 활용, CCS(이산화탄소 포집·저장) 기술 고도화 등 공정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를 감축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향후 전기차용 배터리 등 제품 서비스를 통한 성과도 가시화시켜 나간다는 계획"이라고 전했다.

SK그룹은 반도체 등 업황 악화로 납세와 배당이 줄어들며 사회적가치 총액이 감소했지만, 세부 항목 중 사회 성과 수치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더팩트 DB

이날 SK그룹은 사회 성과 수치의 가파른 성장세(전년 대비 47% 증가)에 의미를 부여했다. 지난해 2조9000억원의 사회적가치를 창출했는데, 특히 '사회 관련 제품 및 서비스' 영역에서 2018년(1700억원) 대비 약 9배 늘어난 약 1조5000억원의 사회적가치를 창출하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SK텔레콤이 개발한 보이스피싱 예방 서비스는 범죄번호 수·발신 차단 등을 통해 지난해 약 3575억원의 사회적가치를 창출했다. 또 SK바이오팜은 자체 개발한 뇌전증 치료제 '엑스코프리(XCOPRI)'로 환자와 보호자들의 삶의 질 개선에 기여하며 약 3051억원의 사회적가치를 만들었다.

SK그룹 관계자는 "6년간의 성과 추이를 보면 글로벌 경기·업황에 따라 등락을 보일 수밖에 없는 배당과 납세 영역을 제외한 사회적가치 성과는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며 "각 관계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사업 역량 및 인프라를 사회문제 해결에 직간접적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비즈니스 모델을 지속 혁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SK그룹은 그간 고도화한 사회적가치 측정 체계를 기반으로 미래에 창출하고자 하는 사회적가치 목표·방향성도 설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기업들이 중장기 경영 전략을 수립하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SK그룹은 오는 2030년까지 환경과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제품 서비스를 통한 성과를 지금보다 2배 이상 끌어올릴 계획이다.

SK그룹 관계자는 "전 세계적인 ESG 공시 의무 확산으로 향후 사회적가치의 화폐 단위 측정이 기업 경영의 필수 불가결한 요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에 다국적 기업·기관과 함께 국제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사회적가치 측정 기준을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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