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페이 약발 떨어졌나…순익 '주춤' 현대카드, 실적 방어 전략은


대손충당금 전입액 증가로 순익 하락
애플페이 도입 약발 떨어졌다는 평가도

현대카드의 1분기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역성장한 가운데 일각에선 애플페이 도입 약발이 떨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선영 기자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주요 4개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카드)의 올해 1분기 실적이 공개된 가운데 현대카드의 당기순이익이 유일하게 전년 대비 역성장했다. 일각에선 애플페이 도입 약발이 떨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현대카드는 대출영업 확대 등으로 실적 방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올 1분기 당기순이익이 63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9% 감소했다. 현대카드는 자산 기준 주요 4개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카드) 가운데 유일하게 순익이 줄었다.

같은 기간 신한카드는 1851억원의 순이익을 올려 전년 동기 대비 18.3% 증가했다. 이 기간 삼성카드도 1779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22.3% 늘었다. KB국민카드의 1분기 순이익은 139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69.6% 급증했다.

현대카드 실적이 하락한 데는 조달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비용 확대와 연체율 상승에 따른 대손충당금 전입액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

현대카드의 1분기 이자비용은 1701억원으로 전년 동기 1326억원에 비해 28.3% 늘었다. 충당금 전입액은 1392억원으로 전년 동기 657억원에 비해 111.9% 급증했다.

일각에선 현대카드가 애플페이 도입 후 초기 흥행 효과와 시장 선점효과를 누렸으나 최근 그 효과가 사그라들고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앞서 현대카드는 지난해 애플페이 도입에 따른 회원 수 증가와 신용판매 취급액 증가 등 영업력을 확대하며 연간 2651억원의 순익을 올렸다. 이는 전년 대비 4.3% 증가한 수치다.

그러나 최근 애플페이의 영향력은 주춤한 상태다. 현대카드는 지난해 3월 애플페이를 도입 후 2분기 신용카드 이용금액(37조8217억원)이 4조원 넘게 급성장했고 이후 증가세를 보이다가 지난해 4분기에는 40조원을 돌파했다. 하지만 올해 1분기에는 39조원대로 떨어졌다. 1분기 현대카드의 신용카드 이용금액은 39조727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5% 증가했으나, 전분기 대비 3% 소폭 하락했다.

현대카드는 올해 해외결제 사업, 대출영업 확대 등으로 실적 방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카드

현대카드가 아이폰을 주로 이용하는 2030세대의 소비력에 비해 높은 수수료 부담을 하고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애플페이의 수수료는 건당 0.15% 알려져 있다. 애플페이 도입 초기 신규 회원 수의 폭증으로 수수료 비용 부담을 상쇄했으나 여전히 높은 수수료 비용은 수익성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애플페이 서비스 출시 한 달간 신규 발급된 현대카드는 약 35만5000장을 기록했다. 지난해 3월 신규 회원 수는 20만3000명으로 전월 대비 156% 폭증했다. 출시 한 달 간 신규 회원 대부분은 MZ세대였다. 이 중 20대가 51%로 가장 많았고 30대 28%, 40대가 12% 순이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애플페이 도입 초기 회원 수 증가와 해외 결제액에서의 성장세가 돋보였으나 주요 가입자인 2030세대의 결제액에 비해 애플페이의 높은 수수료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다만, 해외결제 사업에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대출영업 확대 등으로 실적 방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현대카드는 올해 해외결제 사업, 대출영업 확대 등으로 실적 방어에 나설 계획이다. 올해 1분기 해외결제 사업은 성장세를 이어갔다. 1분기 현대카드의 해외수입수수료는 266억원으로 전년 동기 117억원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었다.

대출상품 수입 역시 증가했다. 1분기 현대카드의 전체 카드대출 취급액은 3조2348억원으로 전년 동기 2조462억원에 비해 58.1% 늘었다. 장기카드대출(카드론) 취급액은 1조6756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1383억원) 대비 47.2% 증가했다. 단기카드대출(현금서비스) 취급액도 1조5592억원으로 전년 동기 9079억원 대비 71.7% 증가했다.

연체율 등 건전성 관리도 지속한다. 현대카드의 1분기 연체율은 1.04%로 전분기 0.97% 대비 0.07%포인트 올랐으나 국내 카드사 중 가장 낮은 수치다. 현대카드를 제외한 주요 3개 카드사의 1분기 연체율은 신한카드 1.82%, 삼성카드 1.16%, KB국민카드 2.14%다.

이와 관련 현대카드 관계자는 "순이익은 우량회원 중심 금융상품 확대로 인한 대손충당금 적립 증가 영향으로 감소했다"며 "회원수와 신용판매가 늘어난 영향으로 수익이 상승했으며, 꾸준한 리스크 관리를 통해 업계 최저 수준으로 연체율을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seonye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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