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통위‧美 연준에 쏠린 눈…개미들 "코스피, 2800 찍나요?"


국내 반도체주 뒤흔들 엔비디아 실적도 '주목'

이번 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 결정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공개는 국내 증시를 뒤흔들 전망이다. /더팩트 DB

[더팩트|윤정원 기자] 이번 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가운데 동결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한은의 목표 수준인 2%까지 충분히 떨어지지 않은 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금리인하를 서두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개인 투자자들은 기준금리 동결이 국내 증시에 끼칠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

다만, 국내증시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변수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공개와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미국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둔화세를 보였음에도 국내 증시가 차익실현 매물에 하락세를 나타낸 만큼, 속칭 '개미'들은 근시일 내에 코스피 2800선 돌파도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반응이다.

◆ 한은 금통위, 오는 23일 기준금리 결정…11차례 연속 동결 전망

한은 금통위는 오는 23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한은 금통위는 지난해 1월 0.25%포인트 인상을 마지막으로 지난해 2월부터 올해 4월까지 10차례 연속 3.50%인 기준금리를 동결한 바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9%로, 지난 2월 3.1%, 3월에 3.1%로 3%대를 유지하다 3개월 만에 2%대로 내려왔다. 여전히 국제유가와 농축수산물이 10.6%나 뛰는 등 가격 불안이 이어지고 있어 한은의 목표율인 2%대 안착을 확신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시장에서도 11차례 연속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5월 금통위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하는 주된 근거는 소비 중심으로 개선된 한국 1분기 국내총생산(GDP)과 미국 금리인하 시기에 대한 불확실성"이라면서 "예상 외 소비 개선 반영하면 한은 성장률 상향은 불가피하고, 이에 따라 3개월 인하 가능성의 유일한 근거가 사라진다"고 풀이했다. 그는 "국제유가 및 환율도 다소 진정되며 통화정책 재검토 필요성은 현재로서 낮아졌으며,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물가는 쉽게 잡히지 않고, 경기는 나쁘지 않다. 연준은 계속해서 신중한 통화정책을 유지할 것"이라면서 "(한은이) 상반기 통화정책에 변화를 줄 이유는 부재하다"고 분석했다. 김성수 연구원은 "5월 금통위 기자회견은 인하 시점이 뒤로 밀릴 수 있음을 설명하겠으나 매파적(통화긴축 선호)으로 해석될 수 있는 단어 선택에는 신중할 것이다. 정책 관련 문구는 크게 바뀌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한은은 5월 금통위에서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며, 3개월 내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놓은 금통위원도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상반기 민간소비 성장률은 한은의 추정치를 크게 상회하고, 환율도 5월 FOMC와 고용지표 그리고 소비자물가를 소화하면서 안정되고 국제유가도 안정됐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한은이 성장률 전망치는 2% 중반대로 높여 잡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한은은 지난 2월 올해 연간 성장률을 2.1%, 물가상승률을 2.6%로 전망한 바 있다. 그러나 1분기 GDP가 전 분기 대비 1.3% 깜짝 성장해 시장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으면서 성장률이 상향 조정이 진행될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성장에는 재정집행이 역사적으로 빠르게 진행된 영향도 있어 한은이 보수적으로 전망치를 잡을 수 있다"고 관측했다. 우혜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 또한 "보수적으로 2.2~2.3% 정도만 상향해도 한은이 생각하는 방향성을 설명해줄 수 있을 것이라 본다"고 이야기 했다.

증권가에서는 코스피 2800선 돌파 가능성에 대한 견해도 내놓고 있다. /더팩트 DB

◆ FOMC 의사록·엔비디아 실적 '눈길'… "2800선 돌파 시도 가능성"

오는 22일(현지시간) 이뤄지는 5월 FOMC 의사록 공개에 대한 관심은 한층 고조돼 있다. 이를 통해 4월 물가지표와 향후 금리 향방에 대한 연준위원들의 견해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미 중앙은행(Fed)의 기조는 여전히 신중하지만, 예상 수준이고 FOMC에서 소비자물가지수(CPI)까지의 관련 모멘텀도 일단락된 상태"라며 "이제 금통위, FOMC 의사록 공개 등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5월 FOMC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금리인상 가능성을 제어하는 가운데 금리인하에 신중함을 피력했다"며 "FOMC 의사록에서도 중립적인 스탠스를 확인한다면 금리인하 기대를 강화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FOMC에 앞서 22일로 예정된 엔비디아 실적발표 또한 국내 반도체 대형주를 뒤흔들 수 있다. 엔비디아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는다면 사상 최고치로 치솟은 미국 증시에 더해 국내 증시 또한 상승 기류를 탈 가능성이 있다. 2~4월 엔비디아 분기 실적에 대한 월가 애널리스트들의 컨센서스는 매출 약 246억달러, 영업이익 약 163억달러 수준이다.

황준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의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반도체 업종의 상승세가 지속되는 점은 호재로 인식된다"며 "1분기 호실적을 기록한 금융·보험 업종을 중심으로 주주 환원 규모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는 점 역시 증시에 추가적인 상승 모멘텀을 제공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은 미국 지난달 물가 지표 발표를 큰 무리 없이 소화하며 반등을 모색할 전망"이라며 "빅테크 실적 발표가 마무리된 상황에서 22일 엔비디아 실적 발표가 있는데 낙관적 전망이 강화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미국 기업들의 인공지능(AI)관련 수요가 확인됐고, 미국물가 불안이 후퇴하면 코스피 지수는 다시 반등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코스피 2800 돌파에 대한 기대감도 상당하다. 이경민 연구원은 "5월 중 2800선 돌파 시도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며 "미국이 배드이즈굳(Bad is Good, 악재가 곧 호재) 국면이 진행 중임을 고려하면 단기 등락 과정은 성장주 중심으로 대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인터넷, 이차전지 비중 확대는 유지하며 자동차, 반도체 업종도 조정 시 매수전략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시점에서 지수의 추가 레벨업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연준의 통화정책 등 기존 매크로 변수를 소화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이익 전망 상향 여부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재료가 될 것"이라며 "최근 주요 외사들의 잇따른 목표주가 상향이 일어나고 있으며, 다양한 시나리오가 제시되고 있는 엔비디아 실적이 반도체 중심의 코스피 이익 전망에 변화를 가할 것"이라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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