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방어' 총력 아워홈 구지은…머물까 떠날까 [TF초점]


오는 31일 임시주주총회서 자사주 매입 안건 올려
첫째 언니 구미현 씨 지분 확보 포석

아워홈의 임시주주총회가 오는 31일 서울 강서구 마곡 아워홈 본사에서 열리는 가운데 아워홈 사옥 앞 신호등에 빨간불이 켜져 있다. 왼쪽 위는 구지은 아워홈 부회장. /임영무 기자

[더팩트|이중삼 기자] 아워홈 남매 간 경영권 분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구지은 아워홈 부회장이 경영권 방어를 위한 '자사주 매입' 카드를 꺼내 들었다.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는 첫째 언니 구미현 씨 마음을 되돌리기 위한 포석으로 분석된다. 식품 업계에서는 오는 31일 열리는 임시주주총회 전에 구 부회장이 회사 지분 과반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실패하면 구 부회장 경영 체제가 마침표를 찍을 수도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21일 식품 업계에 따르면 구지은 아워홈 부회장 측은 오는 31일로 예정된 임시주주총회에 '자사주 매입 안건'을 올린 것으로 파악됐다. 회사의 배당 가능 이익인 5331억원을 활용해 1년 내 1401만9520주(전체 지분의 61%) 한도 내에서 자사주를 사들이겠다는 것이 골자다. 매입 목적 등이 안건에 명시되지는 않았지만 관련 업계에서는 구 부회장이 경영권 방어를 위해 꺼내든 방안이라고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아워홈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자사주 매입 안건을 올린 것은 구 부회장이 경영권을 반드시 지키겠다는 의지"라며 "다만 임시주주총회 전에 지분 과반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일 뿐 마지막 카드는 아니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아워홈은 지난달 17일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 본사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구 부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이 가로막혔다. 친오빠구본성 전 아워홈 부회장과 첫째 언니 구미현 씨가 손을 잡고 재선임에 반대표를 던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구 부회장은 이사회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비상장사인 아워홈 지분은 구본성 전 부회장이 38.56%를 보유하고 있다. 구미현 씨는 19.28%, 둘째 언니 구명진 씨는 19.6%, 구 부회장은 20.67%를 가지고 있다. 구 전 부회장과 구미현 씨 지분을 합치면 절반이 넘는다.

회사가 구미현 씨의 지분을 자사주로 사들일 경우 이 지분(19.28%)의 의결권은 없어진다. 이렇게 되면 구 전 부회장과 구미현 씨의 연합을 막을 수 있다. 구 전 부회장이 지분 38.56%를 가진 최대주주이지만, 구 부회장(20.67%)과 구명진(19.6%) 씨의 지분을 합하면 앞서게 된다. 정리하면 구 부회장이 다시 이사회를 장악하고 경영권을 가져올 수 있다는 얘기다.

구본성 전 아워홈 부회장이 지난 16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횡령·배임 혐의 관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장윤석 기자

◆ 오는 31일 '결전의 날' 경영권 분쟁 일단락 될 듯

구 부회장과 구명진 씨의 임기는 다음 달 3일까지다. 현재 회사 사내이사로 임명된 사람은 구미현 씨와 그의 남편인 이영열 전 한양대 의대 교수 2명이다. 자본금 10억원 이상 회사는 사내이사를 3명 이상 둬야 한다. 임시주주총회가 열리는 날 새로운 사내이사가 임명되는 만큼, 경영권 분쟁도 일단락될 것으로 보인다.

구 전 부회장은 지난달 25일 자신의 장남 구재모 씨와 전 중국남경법인장 황광일씨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건과 구 전 부회장 자신을 사외이사 격인 기타비상무이사로 올리는 안건의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회사에 요구했다. 구 부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여부도 안건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구 전 부회장은 지난 2021년 6월 보복 운전으로 상대 차량을 파손하고 차에서 내린 운전자를 친 혐의로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아워홈 경영 일선에서 퇴출됐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재판도 진행 중이다. 구 전 부회장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전적이 있는 만큼, 구미현 씨가 구 전 부회장에 무조건 힘을 실어주기에는 부담스러운 면도 있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중요한 것은 임시주주총회 전에 지분 과반 확보를 하는 것이다. 가장 좋은 방안은 구미현 씨의 마음을 되돌리는 것"이라며 "구 부회장이 다음 달 임기 만료 전까지는 회사의 의사결정권이 있기 때문에 경영권 사수를 위한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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