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한림 기자] 지난해 창사 후 첫 연간 적자를 낸 이마트가 올해 1분기 깜짝 반등에 성공한 가운데 주가도 화답할지 관심을 끈다.
이마트는 지난 16일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0%, 245.0% 늘어난 7조2067억원, 471억원으로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시장 예상치인 225억원을 109% 웃돌면서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이마트의 어닝 서프라이즈는 시장 주목도를 높이는 데 충분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마트가 실적을 발표한 16일 거래량은 64만5941주로 전 거래일 대비 762.98% 올랐고, 주가는 같은 기간 3.15%(2000원) 오른 6만5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다음 날인 17일 다소 소강상태에 접어들었으나 거래량은 35만9888주, 주가는 6만5500원까지 올라 이틀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양일간 최고가는 6만6800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연간 적자를 발표하면서 52주 신저가를 기록한 4월 16일(5만9500원) 주가 대비 12.26% 오른 수치다. 연간 적자 발표 후 분위기가 침체한 상황에서 1분기 깜짝 호실적이 거래량 증가와 주가 상승으로 이어진 셈이다.
무엇보다 시장 전망치를 2배 넘게 웃돌고 지난해 1분기보다 3배가량 뛴 영업이익이 시장 주목을 받은 결과로 풀이된다. 주가는 여전히 올해 최고가를 기록한 지난 2월 2일(8만8500원) 대비 24%가량 빠져 있으나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고 향후 견조한 실적을 유지한다면 바닥을 친 주가도 차근차근 끌어 올릴 것이라는 견해도 나왔다.
그러나 증권가에서 이마트를 바라보는 시선은 싸늘하기만 하다. KB증권, NH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IBK투자증권이 17일과 20일 이마트의 목표주가를 일제히 내렸다. KB증권과 NH투자증권은 기존 8만원보다 7.5% 내린 7만4000원을, 신한투자증권은 8만6000원에서 16.27% 내린 7만2000원을 제시했다. IBK투자증권은 목표주가 7만원을 유지했다.
이마트의 어닝 서프라이즈에도 증권가의 목표주가 하향이라는 분석이 나온 배경으로는 '기저 효과'와 '현상 유지 가능성'이 키워드로 꼽힌다. 시장이 이마트의 지난해 적자를 고려해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보수적으로 잡았고, 이마트가 2분기에도 1분기만 한 사업 성과를 낼지 의문이라는 해석이다.
박신애 KB증권 연구원은 "할인점은 기존점 개선 여지가 제한적인 가운데 파격적인 비용축소 없이는 의미 있는 수익 개선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고, 주영훈 NH투자증권 연구원도 "할인점, 트레이더스 성장률이 개선됐지만, 공시된 4월 실적이 부진하다"고 분석했다.
남성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영업실적이 개선된 이유는 일부 상품군 구매통합 효과와 별도 및 주요 종속회사의 비용효율화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수익성 중심 경영을 통해 온라인 사업부 적자 축소도 이뤄졌다"면서도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라고 판단한다. 여전히 중장기적인 성장 가능성에 대한 고민은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이마트는 주말 휴장을 넘긴 후 20일 장에서 장 초반 전 거래일 대비 2% 가량 내린 6만4000원대에 거래 중이다. 10시 30분 기준 매수잔량이 매도잔량보다 3배가량 높지만, 거래량은 7만여주에 그치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이마트만의 소싱 노하우를 바탕으로 오프라인 점포의 가격 경쟁력을 공고히 하고 다양한 온·오프라인 협업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하며 견조한 성장을 이끌어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