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성락 기자]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상반기 전략보고회를 열고 경영 실적, 사업 전략을 점검했다. 오는 20일 고(故) 구본무 LG그룹 회장 6주기에는 별도의 추모 행사 없이 차분히 고인의 넋을 기릴 예정이다.
17일 LG그룹에 따르면 회사는 이달 초부터 2주 동안 구광모 회장 주재로 상반기 전략보고회를 열었다. LG그룹 전략보고회는 매년 상반기와 하반기 2차례 열리며, 상반기의 경우 미래 전략과 관련해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가 구광모 회장에게 직접 주요 내용을 보고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번 전략보고회에서 어떠한 부분이 중점적으로 다뤄졌는지 알려지진 않았다. LG그룹 관계자는 "이번 주 초 전략보고회를 마무리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떠한 논의가 이뤄졌는지 확인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간 구광모 회장의 당부 메시지를 고려했을 때 기존 사업의 경쟁력 강화 방안, 미래 사업의 추진 현황 등을 점검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구광모 회장은 지난달 LG 주주총회를 통해 2028년까지 국내에서 약 100조원을 투자한다는 내용을 공유하며 "주력 사업은 전후방 산업의 변화를 면밀히 살피며, 사업 전반의 본원적 경쟁력 강화를 통해 어떠한 상황에서도 성과를 내는 단단한 사업 구조를 만들어 가겠다. 성장 사업은 고객과 시장이 요구하는 핵심 경쟁력을 조기에 확보해 주력 사업화하고, 미래 사업은 인공지능(AI), 바이오, 클린테크 분야를 중심으로 속도감 있게 추진, 미래 포트폴리오의 한 축으로 키워가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재계는 이번 전략보고회에서 LG전자·LG이노텍 등 일부 계열사와 사업본부를 대상으로 AI, 전장(차량용 전기·전자 장비) 사업에 대한 점검이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룹의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해당 사업들이 제대로 진행되고 있는지, 장기적으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지 등을 파악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전략보고회를 마친 구광모 회장은 오는 20일 구본무 회장 6주기를 앞두고 있다. 다만 별도의 추모 행사는 준비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된다. 창업주인 구인회 회장의 손자이자 구자경 명예회장의 장남인 구본무 회장은 지난 2018년 5월 20일, 73세 일기로 별세했다.
앞서 LG그룹은 구본무 회장 1주기 당시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경영진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 추모식을 열었다. 그러나 2주기 때부터 추모 행사를 열지 않고 구본무 회장의 주요 업적을 되돌아보는 내용의 짧은 추모 영상만 공유했다. 4주기부터는 회사 차원의 행사 없이 조용한 추모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과한 의전과 복잡한 격식을 멀리하고 소탈했던 구본무 회장의 뜻을 존중하기 위한 차원이다. 생전 구본무 회장은 수수한 옷차림, 저녁 자리가 길어지면 기사를 들여보낸 뒤 택시를 타고 귀가했다는 일화 등을 통해 재계의 '이웃집 아저씨'로 불렸다. 그는 장례 역시 최대한 조용하게 치르길 원했고, 실제로 장례는 '3일 비공개 가족장'으로 간소하게 치러졌다. 유족들은 고인의 뜻에 따라 조화와 외부인의 조문을 정중히 거절하기도 했다.
회사 차원의 추모 행사가 열리지 않으면서 6주기 당일 구광모 회장을 중심으로 가족들만 추도 모임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구본무 회장은 1995년 2월 50세 나이에 LG그룹 3대 회장으로 취임해 23년간 그룹을 이끌며 '정도 경영'을 뿌리 내린 것으로도 유명하다. 사업적으로는 "중도에 포기하지 않고 결국에는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는 경영 철학 아래 전자와 화학, 통신 서비스 등 3대 핵심 사업군을 성공적으로 육성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구본무 회장은 럭키금성에서 CI를 'LG'로 바꾸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고, 국내 대기업 중 처음으로 지주사 체제를 구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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