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황원영 기자] 하이브가 엔터테인먼트사 최초로 대기업집단(공시대상기업집단)에 지정됐다. K팝(K-POP) 문화 확산과 엔데믹에 따른 엔터 사업 활황에 힘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카지노를 운영하는 파라다이스, 호텔·관광 사업을 하는 소노인터내셔널 등도 올해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 공시대상기업집단 규제를 받게 됐다.
15일 공정위에 따르면 자산 5조원 이상 공시대상기업집단은 총 88개(소속회사 3318개)로 지난해(82개) 대비 6개(소속회사 242개) 증가했다.
올해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신규 지정된 집단은 △하이브 △소노인터내셔널 △원익 △파라다이스 △현대해상화재보험 △영원 △대신증권 등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7월 한화그룹에 인수되며 공시대상기업집단에서 제외됐다.
공시대상기업집단은 직전년도의 자산총액이 5조원 이상인 경우 공정위가 지정한다. 각종 공시·신고 의무가 부여되고 총수 일가 등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 제공 금지와 같은 규제를 받는다.
공정위는 K팝 세계화와 엔데믹 이후 소비심리 회복, 외국인 방한 수요 증가 등으로 엔터테인먼트, 호텔·관광, 의류산업이 급속하게 성장했고 이에 따라 공시대상기업집단 수도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추세에 전체 공시대상기업집단의 공정자산 총액(3074조3000억원)도 3000조원을 넘어섰다.
하이브는 공정자산 총액 5조2500억원으로 엔터테인먼트 기업 중에서는 처음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최대주주이자 설립자인 방시혁 의장은 동일인(총수)으로 지정돼 사익편취 금지 등 규제를 적용받게 된다.
유명 의류 브랜드 주문자 상표 부착생산(OEM)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영원도 이름을 올렸다. 현대해상화재보험은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이 도입되면서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재지정됐다. 보험사들은 IFRS17 시행에 따라 보험부채를 시가로 평가하고, 보험기간 전체로 나눈 미래보험 손익을 계약자서비스마진(CSM)으로 반영한다. 손해보험사는 수익성이 높은 보장성 상품을 많이 보유하고 있어 이익이 크게 증가했다.
아울러 올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상출집단)은 48개(소속회사 2213개)다. 공정위는 올해부터 상출집단의 기준을 기존 자산 10조원 이상에서 국내총생산(GDP)의 0.5% 이상(올해 기준 자산총액 10조4000억원)으로 적용했다. 정액으로 상출집단을 판단하는 것이 경제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없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다. 기준이 상향 조정되면서 한국앤컴퍼니그룹(10조3800억원)은 상출집단에서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전환됐다.
상출집단으로 신규 지정된 곳은 교보생명보험, 에코프로다. 에코프로는 지난해 최초로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된 이후 올해 순위가 62위에서 47위로 15위 상승해 상출집단으로 지정됐다.
상출집단은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적용되는 공시 의무·사익편취 금지 규제에 더해 상호출자·순환출자·채무보증 금지, 금융·보험사 의결권 제한 규제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