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이중삼 기자] 삼양식품이 올해 계절면 생산을 멈추고 수출 제품에 힘을 쏟는다. 주력 제품인 '불닭볶음면'에 더 집중하기 위해서다. 이미 계절면 생산 공장인 원주·익산공장에서는 계절면 대신 불닭볶음면이 생산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15일 식품 업계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올해 '열무비빔면', '4과비빔면' 등 계절면 생산을 중단했다. 중단된 생산라인에는 불닭볶음면 등 수출용 제품이 생산되고 있다. 매년 2~8월까지 여름철을 겨냥해 비빔면을 내놓았지만, 해외에서 인기가 많은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 더 이익이라는 판단에 따른 결정이다.
이와 관련, 삼양식품 관계자는 "계절면은 상시 제품이 아닌 2월~8월에만 생산해 왔다"며 "올해는 수출 물량에 집중하기 위해 계절면 생산을 하지 않기로 했다. 다만 내년에는 다시 제품이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양식품의 해외 매출은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양식품의 지난해 매출은 1조1929억원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해외 매출은 8093억원으로 전체 매출에서 치지하는 비중이 67.8%에 이른다. 지난 2022년(6057억원)과 비교하면 33.6%p 늘어난 수치다.
해외 매출 성장 배경에는 '불닭볶음면'이 큰 역할을 했다. 지난 2012년 출시된 이 제품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타고 해외에서 챌린지 형태로 전파되며 큰 인기를 끌었다. 방탄소년단(BTS) 멤버 지민이 라이브 방송 등에서 이 제품을 먹는 모습이 화제가 된 것이 시발점이다.
◆ 업계 "계절면 매출 미미한 점도 원인 중 하나일수도"
삼양식품에 따르면 현재 불닭볶음면은 전 세계 100여 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지난 2012년~2023년까지 누적 판매량은 57억 개로 지금까지 총 해외 매출로만 2조5000억원에 이른다.
이 회사는 올해 전체 매출에서 해외 비중을 더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김동찬 삼양식품 대표이사는 지난 3월 28일 서울 성북구 삼양식품빌딩에서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올해 해외 매출 비중을 70% 이상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이번 계절면 생산 중단 원인 중 하나로 '저조한 매출'을 꼽았다. 경쟁사 대비 시장 점유율이 낮다는 이유에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국내 비빔면 시장 규모는 지난 2015년 757억원에서 지난해 1800억원으로 137.7% 늘었지만 팔도, 농심, 오뚜기 경쟁 3사가 시장 점유율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시장조차업체 닐슨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2022년 기준 국내 비빔면 시장 점유율은 팔도가 53.3%, 농심 19.1%, 오뚜기 11.4%, 기타 16.2%로 추정된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삼양식품이 내놓은 계절면이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지 못해 내년에 다시 생산을 시작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