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한림 기자] 금융투자협회(금투협)가 자본시장 밸류업 프로그램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로 수년 내 미국과 일본 시장을 따라잡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금투협은 14일 서울 여의도 금투협에서 '자본시장 밸류업 자산운용사 임원 간담회'를 열고 정부의 밸류업 정책에 대한 금융투자업계의 의견을 듣고 역할을 모색했다. 이날 자리에는 이창화 금투협 전무를 비롯해 한국거래소와 자본시장연구원 인사, 8개 자산운용사 임원 등이 참석했다.
8개 자산운용사 임원은 기업가치 제고에 대한 노력에 공감하면서도 밸류업 정책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정상진 한국투자신탁운용 본부장은 "가이드라인 발표 후 구체성이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이 있었으나 현재 상장기업은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앞다퉈 발표하고 있다"며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과 민간의 액티비즘(Activism)이 합쳐진 상황으로 과거 미국이 100년, 일본이 20년간 겪었던 과정을 우리도 수년 내 따라잡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일권 미래에셋자산운용 본부장은 "기업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주주환원 정책 확대, 투명성 강화, 지배구조 개선은 외인 투자자의 국내 증시에 관한 관심을 높일 수 있다"며 "부동산에 집중된 가계자산 구조의 포트폴리오 다양화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투자업계나 연기금의 역할과 관련한 논의도 이어졌다. 박영수 VIP자산운용 부사장은 "아쉬운 주주 정책 때문에 저평가된 기업에 맞춤형 컨설팅과 경영진 면담을 진행해 나가겠다"고 했고, 정원정 삼성자산운용 팀장은 "스튜디어십 코드를 도입한 기관 투자자로서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와 인게이지먼트 활동을 통해 기업가치 제고 기여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성원 트러스톤자산운용 부사장은 "연기금이 위탁운용사를 통해 넛지(Nudge) 형태로 상장기업들의 밸류업 프로그램 참여를 독려하는 것도 효과적인 수단이 될 것"이라고 했고, 배문성 라이프자산운용 이사는 "연기금과 공제회는 인게이지먼트 활동 관련 트랙레코드와 보유인력 등을 위탁운용사 선정 시 주요한 평가지표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금투협은 오는 16일 국내·외국계 증권사 임원 간담회를 열어 자본시장 밸류업을 위한 업계 소통을 이어갈 계획이다. 이창화 금투협 전무는 "협회 차원에서 기관투자자와 기업이 상생할 수 있는 정책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지속해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