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한림 기자] LG그룹의 정보기술(IT) 서비스업체 LG CNS가 수익성과 신용등급 상향 전망을 타고 기지개를 켜고 있다. 일찌감치 기업가치를 높게 평가받고 기업공개(IPO) 시장을 두드려온 만큼 올해 HD현대마린솔루션에 이은 'IPO 대어'로 부상할지 주목된다.
LG CNS는 최근 지난해 연결기준 실적 공시를 통해 매출 5조6053억원, 영업이익 464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각각 전년 대비 13%, 20.3% 증가했으며 당기순이익도 같은 기간 25.4% 끌어올린 3324억원을 따냈다.
실적 개선은 15년째 미동 없던 신용등급 상향 전망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올해 LG CNS의 회사채 신용등급은 AA-으로 '안정적' 평가를 받고 있으나, 2009년 A+에서 한 차례 등급이 오른 후 15년간 변동이 없었다. 시장에서는 지난해 개선된 LG CNS의 재무제표를 봤을 때 AA로 상향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렇다 보니 LG CNS의 숙원이던 IPO 재도전 여부에 초점이 쏠린다. LG CNS는 지난 2022년 KB증권,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모건스탠리 등 국내외 상장주관사단을 꾸려 IPO 작업에 착수했으나 위축된 증시 상황으로 원하는 기업가치를 인정받지 못할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으로 깔리면서 상장을 무기한 연기해 왔다.
당시 LG CNS에 책정된 기업가치는 6조원으로, 최근 코스피에 상장해 공모가 대비 2배 이상 주가를 형성하면서 성공적인 IPO로 꼽히고 있는 HD현대마린솔루션의 상장 전 기업가치(3조7000억원)을 크게 웃돈다.
투자은행(IB)업계에서도 LG CNS의 연내 상장 여부를 주시하는 모양새다. HD현대마린솔루션의 흥행을 통해 공모주에 대한 시장의 높은 투자 수요를 확인했고, 실적 개선과 신용등급 상향 전망이 연이어 나오면서 때가 됐다는 시각도 짙게 깔린다. 5년 내 매각·상장 조건으로 2020년 LG CNS 지분 35%를 사들인 사모펀드 운용사 맥쿼리자산운용의 엑시트(투자금 회수) 기한도 1년 앞으로 다가오면서 더욱 이른 시일 내로 IPO가 재추진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반면 LG CNS가 그룹 내 계열사 의존도가 높은 IT서비스 기업이기 때문에 성장성이 다소 약하다는 지적도 여전히 공존하고 있다. 유사한 대기업 계열 IT서비스 회사인 삼성SDS, 포스코DX, 현대오토에버 등이 지난 4월부터 연고점 대비 주가가 내려와 있는 점도 관심사다.
지난해 호실적 이후 올해 1분기 실적에서 다소 부진한 영업이익을 거둔 것도 우려를 더한다. LG CNS의 모기업인 LG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 내린 1조6238억원,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6% 감소한 4226억원을 기록했다. LG 측은 LG화학과 LG에너지솔루션 등 화학 계열사들의 실적 둔화와 일부 프로젝트 원가 상승으로 외형 성장이 축소된 LG CNS의 영업이익 감소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LG CNS 내부에서도 HD현대마린솔루션의 성공적인 IPO를 통해 조 단위 IPO에 대한 투자 수요가 확인되면서 올해가 상장 적기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안다. 투자자들도 LG CNS의 상장을 기다리는 분위기"라면서도 "기업가치에 긍정 평가가 이어지고 있어 재무적투자자(FI)의 엑시트 기한도 다가오고 있어 늦어도 내년 상반기 이전에는 상장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다만 상장 직전 실적과 올해 증시 상황 등을 고려하면 상장 시기는 다소 미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