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이 자체 커뮤니티 시스템을 운영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과거 개인 투자자들이 활발하게 의견을 나눌만한 장은 네이버 '종목토론실'과 '카페' 등으로 국한됐으나 이제는 특장점이 제각각인 증권사별 자체 커뮤니티가 더욱 주목받는 모양새다. 다만, 일각에서는 증권사별 커뮤니티가 초래하는 악영향도 만만찮다고 꼬집는다. 근래 들어 증권사 자체 커뮤니티가 우후죽순 생겨나게 된 경위와 이에 따라 야기된 문제점을 차례로 짚어본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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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윤정원 기자] 현재 네이버의 종목토론실을 대체하는 커뮤니티를 선보이고 있는 곳으로는 NH투자증권과 토스증권, 키움증권, 우리금융지주 등을 꼽을 수 있다. 종목토론실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를 이용하던 증권사 중 유일하게 네이버와 이별을 고한 NH투자증권의 경우 올해 1월 자사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내 '커뮤니티'를 공개했다.
◆ NH투자증권, '업계 최초' 자산운용사와도 소통
NH투자증권 커뮤니티는 종목토론 기능은 물론 게시글 작성이나 검색 등이 가능하며, 작성자의 주주 정보 및 타 종목 보유 현황 정보 등을 제공해 신뢰도를 높인 것이 특징이다. NH투자증권 커뮤니티는 포털 종목방 기능에서 이용자들의 주주 여부를 표시하며, 주식 수와 주식 보유 기간, 증권사 잔고 등 주식 보유 정보도 제공한다.
구독채널과 프로필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차별점이다. 구독설정을 통해 구독한 채널의 글만 확인할 수 있는 등 본인만의 피드를 완성할 수 있다. 팔로우한 유저 글만 보거나 주주 전용글 모아보기 등 세부적인 설정이 가능하다. 채널과 사용자, 주식종목, 키워드 등으로 검색도 된다.
NH투자증권 커뮤니티는 증권업계 최초로 NH-Amundi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삼성자산운용 등 국내 대형 자산운용사들과의 소통 또한 돕는다. 자산운용사들이 공식 채널을 통해 글을 게재하는 구조다. 또한 미국주식이나 국내주식뿐만 아니라 인기가 상대적으로 덜한 일본주식, 인도네시아주식 등은 국가라운지를 운영한다.
프로필 화면에 유저 투자 스타일을 볼 수 있는 '배지'와 '보유리스트'를 제공하는 '투자중' 탭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사용자의 팔로잉/팔로워 리스트는 물론 해당 유저를 팔로하는 팔로워들의 자산 합 데이터의 확인이 가능하다.
◆ 토스증권, 상위 5% 수익 인증하면 '주식 고수' 등극
지난 2021년 2월 출범한 토스증권은 같은 해 6월부터 자체 커뮤니티를 운영 중에 있다. 토스증권은 회원 가입(신분 증빙)을 통해 게시글 생성이 가능하게끔 하고 있으며, 증권업계 최초로 특정 종목을 보유한 경우 커뮤니티 활동명(닉네임) 아래 '주주' 표기가 되게끔 했다.
토스증권은 '나쁜 글 탐지 로직'도 24시간 가동 중이다. 유저가 게시글을 업로드하는 시점에 알고리즘을 통한 분류작업이 진행돼 욕설과 광고성 메시지, 리딩방 홍보글, 비하성 메시지와 같은 부적절하거나 부정확한 정보를 머신러닝(ML·Machine Learning) 기술을 통해 솎아낸다. 기술 외 2차적인 모니터링 전문 운영 인력도 투입된다.
토스증권은 게임적 요소가 접목된 '배지'를 가장 먼저 선보인 곳이기도 하다. 우선 토스증권 계좌를 개설하면 '첫 만남' 배지가 주어지고, 주식을 10개 이상 둘러보면 '모험가' 배지를 얻게 된다. 커뮤니티에 첫 글을 남기면 '위대한 시작'이라는 배지가 추가된다.
열정적 활동에 따른 배지도 있다. 실현 손익금 상위 5%를 달성하면 '주식 고수'(현재는 '수익 상위 5%'로 변경)로 자리매김할 수 있으며, 커뮤니티 팔로워 수가 500명을 채우면 '인플루언서'로 등단한다. 토스증권 계좌에 5000만원 이상을 보유한 투자자에게는 '자산가' 배지가 수여되는 식이다.
△'제약주 장인'(제약 관련 주식 3개 이상 보유) △'자동차 마니아'(자동차 관련 주식 3개 이상 보유) △'금융의 대가'(금융 관련 주식 3개 이상 보유) △'생활의 달인'(생활용품 관련 주식 3개 이상 보유) 등 수집가로 분류되는 배지도 있다. 밤 12시 정각에 주식을 구매할 경우에는 '신데렐라'라는 배지를 받을 수 있다.
◆ 키움증권, 투자대회 '영웅전' 참가 현황까지 공유
리테일(소매금융) 분야 최강자인 키움증권은 네이버 종목토론방의 API를 이용함과 동시에 자체 커뮤니티 '종목톡'을 운영 중이다. 지난해 2월 문을 연 종목톡은 키움증권 통합 앱 영웅문S#에서 운영되는 서비스로, 키움증권 고객들이 국내주식 및 해외주식 종목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나눌 수 있도록 한다.
종목톡의 특징은 주주 인증 기능과 보유 종목의 수익률 인증 기능이다. 해당 종목을 보유한 고객이 의견을 작성하면 주주임을 표시해 신뢰도를 높였고, 보유 종목의 투자 현황을 스냅샷으로 인증이 가능한 구조다. 수익률을 공개적으로 겨루는 자체 투자대회 '영웅전'에 참가하는 경우, 보유 종목 및 매매 현황의 일부가 반영된 프로필을 열람할 수 있다.
최근 10년 만의 증권업 부활을 알린 우리금융그룹의 경우 지난해 12월 투자정보 플랫폼 '원더링(Wondering)'의 대고객 서비스를 시작한 상태다. 원더링은 'MZ'세대가 자유롭게 소통하며 스스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달 3일 우리금융지주 이사회는 자회사인 우리종합금융과 한국포스증권을 합병하고 합병법인을 자회사로 편입하기로 결의했다. 우리종금과 포스증권은 금융위원회의 합병인가 등 절차를 밟아 올해 3분기 내 합병 증권사를 출범하고 영업을 개시할 계획이다. 통합법인은 자기자본 기준 18위의 중형 증권사가 된다. 합병 증권사 사명은 우리투자증권이 될 확률이 높다.
향후 우리금융은 포스증권의 '펀드수퍼마켓앱'과 우리금융 투자정보 플랫폼 '원더링'이 탑재된 증권 통합앱을 구축할 예정이다. 올해 하반기 출시 예정인 은행 슈퍼앱 '뉴원(New Won)'을 연계하면 리테일 부문에서 충분히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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