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최의종 기자]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개념설계 유출 혐의로 유죄가 확정된 HD현대중공업의 직원들이 임원급 지시를 받았다는 한화오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며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소장을 냈다.
7일 조선업계와 경찰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은 허위 사실 적시 및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한화오션 임직원을 수사해달라고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한화오션이 일방적으로 짜깁기한 수사 기록을 사실인 것처럼 공개하고, 지속·반복적으로 언론에 노출해 해당 직원이 정신적 충격과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며 "회사 차원에서도 향후 상응한 조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화오션은 지난 3월 기자회견을 열고 수사 기록을 공개하며 HD현대중공업 직원 KDDX 개념설계 유출 혐의 사건에 임원급이 개입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앞서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은 KDDX 개념설계 등 군사기밀을 유출한 혐의로 지난해 11월 유죄가 확정됐다.
방위사업청은 군사기밀 유출 사건으로 HD현대중공업에 보안감점 1.8점을 줬다. 지난 2월에는 국가계약법 등에 따라 부정당 업체 제재를 위한 계약심의위원회를 열고 입찰 참가 자격 제한 여부를 심의했다. 방위사업청은 '행정지도' 처분을 의결해 향후 진행되는 상세설계 및 초도함 건조 사업 등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한화오션은 과거 기무사령부나 울산지검 수사 기록, 유죄가 확정된 직원 판결문을 보면 임원 개입 없이 기밀 유출을 실행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윗선 개입 여부 수사가 필요하다며 경찰에 고발장을 냈다. 해당 사건은 경찰청 중대범죄수사과가 수사 중이다.
수사 기록 당사자인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은 고소장에서 "임원은 군사기밀보호법 위반에 전혀 개입한 바 없고 피고소인이 공개한 수사 기록 내용은 국방부 검찰단을 통해 입수한 피의자신문조서 일부만 의도적으로 발췌해 편집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사건 당시인 2014년 HD현대중공업에는 '수석부장'이 직원 가운데 가장 상위직급으로 존재했다. 수석부장이 임원이 아닌데도 임원인 것으로 둔갑해 방사청 입찰 참가 제한 대상이 된 것처럼 여론을 호도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2년 6개월 가까이 진행된 국군방첩사령부와 울산지검 수사에서 이미 확인된 사실"이라며 "고소인을 비방할 목적으로 공연히 허위 사실을 적시해 언론을 통해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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