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은행들이 기업금융을 강화하면서 1분기 기업대출 부문이 가파른 성장을 나타냈다. 연체율 상승으로 인한 건전성 관리는 향후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은행권은 우량기업 위주의 영업의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3일 은행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4대 시중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이 모두 증가했다.
가장 가파른 상승률을 보인 곳은 신한은행으로, 신한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전 분기 대비 3.9% 증가한 167조216억원을 기록했다. 이어 하나은행이 3.5%, 우리은행 2.9%, 국민은행 0.8%의 증가율을 보였다.
기업대출 잔액 기준으로 보면 KB국민은행이 176조5000억원으로 1위를 지켰다. 이어 우리은행이 175조4000억원으로 2위를 차지했으며, 하나은행(167조8000억원), 신한은행(167조216억원)이 뒤를 이었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같은 추세로는 향후 우리은행이 KB국민은행을 제치고 '기업금융 명가 재건'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의 기업대출 잔액 격차가 1조원가량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3월 말 기준 두 은행의 기업 대출 잔액 격차는 5조4114억원이었다.
기업대출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상대적으로 우량한 대기업대출 증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신한은행이었다. 신한은행의 대기업대출 잔액은 전년 동월 대비 8.9% 증가한 33조5000억원이다. 이어 △하나은행 24.9% △국민은행 24.7% △우리은행 19.7% 순이었다.
대기업대출 잔액 기준으로는 우리은행이 1위를 차지했다. 우리은행의 기업대출잔액은 48조5000억원이다. 이어 국민은행(38조9000억원), 신한은행(33조5000억원), 하나은행(27조7000억원) 순이다.
이처럼 은행들이 기업대출 경쟁에 적극적인 것은 정부가 가계부채 증가율의 과도한 증가를 우려하면서 이를 억제했기 때문이다. 올해 초 주요 은행들은 올해 연간 가계 대출 증가율을 1.5~2% 수준으로 관리하겠다는 계획을 금융 당국에 보고한 바 있다.
연체율 상승으로 인한 건전성 관리는 과제가 될 전망이다.
KB국민은행의 1분기 말 기업대출 연체율은 0.23%로, 1년 전보다 0.07%포인트 올랐다. 신한은행의 기업대출 연체율도 전년 동기 대비 0.06%포인트 상승한 0.34%를 기록했으며, 하나은행은 0.30%로 1년 전보다 0.04%포인트 증가했다. 우리은행의 기업대출 연체율은 0.28%로, 1년 전보다 0.01%포인트 내리며 4대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연체율 감소를 보였다.
이에 따라 은행에서도 향후 건전성을 고려한 우량기업 위주의 영업에서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이종민 KB국민은행 부행장은 지난달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가계대출은 명목GDP 성장률 수준으로 관리하고, 기업대출은 건전성을 고려한 우량자산 위주의 성장 기조를 유지하면서 6% 내외 성장을 도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기흥 신한은행 최고재무관리자도 "올해 대출자산 성장은 상반기에는 고객 기반 확보를 위한 빠른 성장을 추진한 후 하반기에는 수익성과 건전성을 전체적으로 고려한 균형 있는 성장을 추진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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