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키운 '라인' 뺏길 판…네이버, 日 국민 메시저 '라인' 지킬 대책은?


'라인'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日, 네이버 지분 축소 요구
과기정통부·외교부 등 정부 기관도 '주목'

일본 정부가 네이버에게 라인야후 지분 축소에 나설 것을 압박하고 있다. /더팩트 DB

[더팩트|최문정 기자] 일본 정부가 네이버에 라인야후 지분을 매각할 것을 지속적으로 압박하고 있다. 네이버가 13년 동안 메신저 서비스 라인을 일본의 '국민 메신저'로 키워낸 만큼, 향후 상황에 이목이 쏠린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지속적으로 네이버에게 라인야후 지분을 매각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지난해 11월 라인야후의 서버가 제3자의 공격을 받으면서 시작됐다. 이와 함께 라인야후가 운영하고 있는 메신저 서비스 '라인'의 이용자 정보를 포함한 개인정보가 51만9000건 유출됐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이번 정보 유출은 네이버클라우드와 라인야후가 공통으로 업무를 위탁했던 회사의 직원이 사이버 공격을 받으며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네이버와 라인이 별도 기업이 됐지만, 일부 시스템을 공유하는데, 이 과정에서 피해가 발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2011년 6월 일본 현지에서 라인 서비스를 시작했다. 라인은 출시 5년 만에 누적 이용자 10만명을 돌파했다. 현재는 일본인 9600만명이 이용하는 '국민 메신저'다.

네이버는 라인의 성공을 바탕으로 소프트뱅크와 협업에 나섰다. 2021년 네이버와 소프트뱅크는 각각 50%씩 출자해 합작법인 'A홀딩스'를 설립했다. 초기 의장은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겸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맡았다.

네이버와 소프트뱅크는 A홀딩스 산하에 라인과 야후 재팬 등을 운영하는 'Z홀딩스'를 뒀다. 2023년 10월에는 라인과 야후 재팬, Z홀딩스의 기타 서비스를 합병한 새로운 법인 '라인야후'를 출범시켰다. A홀딩스는 라인야후 지분의 64.4%를 보유하고 있다. 네이버는 A홀딩스를 통해 라인야후에 대한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일본 정부는 이번 사태의 원인으로 라인야후가 한국 기업인 네이버와 지나치게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일본 정부는 3월과 4월 두 차례에 걸쳐 라인야후에 행정 지도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네이버와의 자본 관계 재검토와 시스템을 분리할 것'을 강조했다. 현재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동등한 비율로 지분을 나눠 가진 A홀딩스의 소프트뱅크 지분율을 높이라는 것이 골자다.

네이버는 현재 사태를 주시하고 있지만,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는 않고 있다.

네이버를 향한 일본 정부의 압박이 노골적인 차원으로 이어지는 가운데, 한국 정부 차원에서 대응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달 29일 입장문을 통해 "일본 총무성이 라인야후에 행정지도를 내린 것은 일본 국민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따른 후속조치"라면서 "한일 외교관계와는 별개의 사안"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도 "동향을 주시하며, 필요한 경우 지원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외교부도 지난달 30일 대변인실을 통해 "정부는 네이버 측과 긴밀히 협의하고 있으며 네이버 측의 요청을 전적으로 존중해 협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munn09@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