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레이저'로 하늘 지킨다…'저비용·고효율 방공체계' 주목


한 발당 '2000원' 수준…드론 대응 효율 극대화
블록-2 이동형으로 구상…전차·장갑차 호위 가능

한화가 한 발당 가격이 저렴하고 정확도는 높은 저비용·고효율 무기체계인 레이저 대공 무기를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한화

[더팩트 | 김태환 기자] 최근 이란과 이스라엘 분쟁을 계기로 미사일과 드론 공격에 대한 방어 무기체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한화가 레이저를 활용한 방공 무기체계를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한 발당 가격이 2000원에 불과해 저가 드론 공세에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고, 정확도가 높아 미사일 요격 방공체제의 빈틈을 완전히 메워줄 것으로 기대된다.

29일 방위산업계에 따르면 한화와 국방과학연구소(ADD)가 함께 개발한 지상 고정형 '블록-Ⅰ 레이저 대공무기'가 하반기부터 실전 배치 예정이다.

블록-Ⅰ 레이저 대공무기는 지난 4월 진행한 시험평가에서 30차례 발사해 3km 밖 상공 무인기 30대를 모두 맞혀 명중률 100% 달성했다.

국방부와 방산업계가 레이저 요격 무기에 주목하는 것은 뛰어난 정확도와 저렴한 발사 가격에 있다.

미사일로 요격하는 이스라엘의 '아이언돔'은 한 발당 5만달러(약 6900만원)에 달하는 고가의 대공미사일을 발사해 유지비가 매우 높다.

실제 최근 이란과 이스라엘 분쟁이 격화되면서 이란은 하룻밤 사이 360여 기의 자폭 드론과 순항 미사일을 발사했다. 아이언돔 요격 비용은 1800만달러(약 248억6000만원)에 육박한다.

림 아미나크 전 이스라엘 참모총장 보좌관은 현지 매체 와이넷(Ynet)과의 인터뷰에서 100발이 넘는 이란의 미사일을 요격하는데 쓴 대공미사일 등 비용이 40~50억세켈(약 1조5000억원~1조8000억원)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레이저 무기체계는 한 발에 2000원꼴로 같은 요격 상황(360발)에서 소요 비용은 72만원 수준으로 현저히 줄어들게 된다.

이렇다 보니 세계 각국에서도 레이저 요격무기 개발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영국은 지난 1월 고출력 레이저무기 '드래건파이어(DragonFire)'를 공개했다. 1회 발사 비용은 10파운드(약 1만7000원) 미만이다.

이스라엘 역시 아이언돔의 취약점을 보완하기 위한 레이저 방공체계 '아이언빔'을 중첩 배치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미국도 방산업체 록히드마틴이 500kW급 레이저무기를 개발하고 있다.

성남공항에서 열린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 2023(ADEX 2023) 프레스데이 행사에 전시된 레드백 장갑차. 이동형 레이저 방공무기인 블록-Ⅱ 레이저 대공무기가 실전 배치되면, 기갑부대의 생존 가능성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김태환 기자

한화는 고정형 방공체계를 벗어나 오는 2030년까지 차량에 탑재할 수 있는 30kW(킬로와트) 출력의 차세대 레이저 무기(블록-Ⅱ)도 개발할 예정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현재 지상 고정형 레이저 대공 무기 블록-Ⅰ과 더불어 이동 차량에 탑재하는 블록-Ⅱ도 개발할 수 있다"면서 "블록-Ⅱ는 기동하는 전차나 장갑차와 함께 이동하면 대공 작전을 수행하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블록-Ⅱ가 실전 배치되면 기동 부대의 생존 가성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최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대전차미사일이 공중으로 솟구쳐 전차나 장갑차의 취약점인 상단을 노리는 '톱다운' 방식의 공격이 많이 나타났다"면서 "만일 레이저 요격 무기가 함께 이동할 경우 이런 톱다운 방식의 공격에도 대응할 수 있어 전차와 장갑차의 생존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kimthin@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