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내·통역은 이제 '인공지능'…미래 백화점 다가온다


주요 매장, AI 접객 서비스 잇달아 도입…고객 편의 확대
단순 고객 응대 외 명품 매장에는 전문 인력 확대 가능

지난 25일 경기도 성남시 현대백화점 판교점 1층 열린광장에서 고객들이 소통형 AI 로봇 스텔라V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현대백화점

[더팩트|우지수 기자] 국내 백화점 업계에서 최신 인공지능(AI) 기술을 고객 응대에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최근 증가하고 있는 외국인 고객을 상대하기 위해 즉석 통역 기술을 도입하는가 하면, 생성형 AI로 고객 질문에 실시간으로 답하는 로봇을 선보이기도 했다. AI 활용도가 높은 분야에 신기술을 적극 도입하고 전문 인력 양성 가능성을 키우는 등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치는 모양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25일부터 판교점에서 고객과 대화를 나누며 반응하는 소통형 AI 로봇 '스텔라V'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스텔라 V'는 AI 플랫폼 전문기업 인티그리트가 개발한 고객 응대 특화 로봇이다.

현대백화점이 인공지능 로봇을 매장 로비에 배치한 이유는 시범 운영을 이어가면서 고객 편의를 점진적으로 확대하기 위해서다. 이에 더해 방문객에게 신기술을 활용한 볼거리를 제공하고자 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현대백화점은 이 같은 인공지능 콘텐츠를 꾸준히 선보일 계획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현대백화점은 킨텍스점에 자율 주행 청소 로봇을 운영하고 있다. 다음달 2일까지 대구점에서 고객에게 맞춤 항수를 추천하는 AI 조향사 팝업스토어도 진행한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19일 잠실점에 유통 업계 최초 AI 통역 서비스를 선보였다. 롯데백화점 AI 통역 서비스는 영어, 일본어, 중국어, 베트남어, 아랍어, 태국어, 인도네시아어, 말레이시아어, 러시아어 등 13개국 언어를 상대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SKT에서 출시한 통역 솔루션 '트랜스 토커'를 기반으로 제작됐고 안내데스크를 찾은 외국인 고객을 실시간으로 대응해 통역한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백화점을 방문하는 외국인 방문객이 꾸준히 늘고 있어 통역 서비스 도입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통역 서비스가 설치된 롯데백화점 잠실점의 지난해 외국인 매출액은 지난 2022년과 비교해 100%가량 증가했다. 올해 1∼3월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 이상 늘었다. 이 매장 안내데스크에는 하루 평균 700건 이상 외국인 고객 문의가 접수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외국인이 많이 찾는 음식점을 중심으로 AI 메뉴 번역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8월부터 데이터 전문번역 기업 플리토와 서비스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플리토 번역 모델은 영어, 중국어 간체, 중국어 번체, 일본어, 인도네시아어, 태국어, 베트남어, 말레이어 총 8개 언어에 대응할 수 있다.

지난 19일 서울시 송파구 롯데백화점 잠실점을 방문한 외국인 고객이 AI 통역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롯데쇼핑

전문가들은 백화점 업계가 AI 서비스를 강화하면 인력 효율이 커진다고 분석했다. 단순 매장 안내, 메뉴 서빙 등 업무는 AI에게 맡기고, 백화점 명품 매장 직원 등 전문 인력 양성에 힘을 쏟아 선택과 집중을 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손해경 인천재능대 호텔관광과 교수는 "백화점, 면세점 AI 접객은 지금 기술로는 단순한 안내 업무에만 사용할 수 있다. 명품 시장까지 확대되려면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백화점 주요 사업인 명품 시장 고객은 단순히 말을 알아듣고 상품만 안내하는 직원을 원하지 않는다. 이들은 대우를 받고 있다는 심리적 가치 중심 서비스를 중요시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헀다.

그러면서 "고객의 감정을 상대하는 작업은 여전히 사람 손길이 필요하다. 단순 업무에는 AI를 기용하고, 절약한 자원을 전문 인력 양성·교육에 투자한다면 백화점 인력 운용에 효율성을 키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백화점 안내 AI는 이제 도입 시작 단계다. 당장은 단순한 업무만 수행하는 수준이지만 기술이 발전하고 고객들의 수요를 잘 파악한다면 모든 매장 안내를 AI가 맡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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