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한림 기자] 지난해 개인 투자자들의 뜨거운 지지를 받으면서 '황제주(주당 100만원 주식)'에 등극했던 에코프로가 다시 시장에 돌아왔다. 액면분할을 통해 한 주당 가격이 10만원대 전후로 크게 내린 만큼 '코스닥 국민주' 이름값을 되찾을지 주목된다.
에코프로는 15일 만에 거래가 재개된 첫날인 25일 오전 10시 50분 기준, 전 거래일보다 6.19% 오른 10만9800원에 거래 중이다. 개장 직후에는 최대 11%까지 오른 11만5400원까지 거래되기도 했다.
에코프로의 이날 강세는 액면분할로 개인 투자자들의 진입 장벽이 낮춰지면서 첫날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에코프로는 지난달 28일 주주총회를 통해 주식을 5분의 1로 액면분할 하는 안건을 승인한 후 15일간 주식거래 정지 기간을 거쳤다.
액면분할은 고가의 주식을 액면으로 나눠 소액 투자자들의 접근성을 높이는 기회를 제공하므로 주가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한다. 실제로 주당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던 삼성전자와 카카오가 과거 액면분할을 단행한 후 개인 투자자들의 지지를 받고 주가를 다시 끌어 올렸다.
다만 시장에 돌아온 에코프로가 '허니문 랠리'를 지속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에코프로가 국내 대표적인 2차전지 관련주인 만큼 업황에 따라 주가가 움직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2차전지 관련주들은 최근 실적부진으로 주가가 요동친 미국 테슬라의 주가 흐름에 영향을 받아 왔다. 에코프로 역시 올해 배당, 자사주 매입, 유상증자 등을 통해 적극적인 주주환원책을 펼쳐왔으나 거래정지 전 마지막 거래일인 4월 8일 주가가 51만7000원까지 떨어졌으며, 4월 들어 단 5일 만에 18% 넘게 주가가 내리면서 주주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지난해 4분기 1194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던 실적도 주가에 악영향을 미친다. 전기차 수요적인 측면에서도 국내 EV용 2차전지 분기 수출 금액은 평년 수준인 2억 달러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고, 2차전지 제조업체 실적에 주된 영향을 미치는 리튬 가격도 지난해 80% 폭락 후 제자리걸음을 걷는다.
반면 에코프로는 이번 에코프로 액면분할과 코스닥 시가총액 1위인 자회사 에코프로비엠의 코스피 이전상장 추진 등을 통해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자금이 유입되면 투자 재원이 늘어나면 이를 바탕으로 실적과 주가도 함께 올라가 자연스레 주주환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해석에서다.
에코프로 관계자는 "개인 투자자와 국내외 기관 투자자 및 외국 투자자들의 자금 유입으로 주주가치 제고에 기여할 것"이라며 "에코프로비엠의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이전 상장은 구체적인 시기나 방식이 확정되지 않았으나 내용이 확정되면 이사회 결의 및 공시를 통해 안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에코프로의 거래 재개 이후 관계사들의 주가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에코프로비엠은 같은 시간 3.87%, 에코프로머티는 5.40%, 에코프로에이치엔은 3.56% 하락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