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최문정 기자] SK텔레콤이 통신기업을 넘어 '글로벌 인공지능(AI) 컴퍼니'로의 전환을 본격화한 가운데, 해외에서도 이를 주목하고 있다. 특히 AI를 활용한 신규 기업간거래(B2B) 서비스 발굴 사례와 글로벌 통신기업과의 생성형 AI 협력 성과에 이목이 쏠린다.
24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최근 영국의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발표한 'AI 피라미드 전략의 성과에 힘입어 2023년 4분기 긍정적인 재무 성과를 달성한 SK텔레콤'이라는 제목의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옴디아는 보고서에서 "SK텔레콤은 다양한 산업 분야의 제휴사들과 전략적으로 협력해 새로운 성장 영역을 개척하는 'AI 피라미드' 전략을 통해 유선과 모바일 핵심 사업에서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특히 옴디아는 SK텔레콤의 AI 기반 B2B 상품에 집중했다. SK텔레콤은 지난 1월 엔트로픽, 오픈AI, 올거나이즈, 코난테크놀로지 등 주요 협력사의 대규모언어모델(LLM)을 결합한 기업 대상 생성형 AI 서비스 '엔터프라이즈 AI 마켓'을 출시했다.
옴디아는 "엔터프라이즈 AI 마켓 사례는 파트너사는 AI 기반 서비스를 출시하고, SK텔레콤은 통신사 특화 LLM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와 기술 지원 서비스를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올해 창사 40주년을 맞은 SK텔레콤은 기존의 통신 기업을 넘어 사업 영역 전반에 AI를 결합해 가시적인 성과를 발굴한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이를 실천할 방법으로 'AI 피라미드 전략'도 공개했다. 특히 올해는 생성형 AI, AI 컨택센터(AICC), AI데이터센터, AI 클라우드 등 AI B2B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올해 1월 출시한 엔터프라이즈 AI 마켓이 대표적이다. 이 서비스는 별도의 코딩 지식 없이도 간단한 명령어를 입력해 생성형 AI 앱을 제작하면, 자사의 전 구성원이 해당 앱을 활용해 챗봇 등으로 답변을 받을 수 있는 기업형 AI 서비스다. 해당 기업 고객만을 위한 특화형 플랫폼 형태로 운영된다.
엔터프라이즈 AI 마켓은 이달 초 기준 200여 개의 기업들이 무료 체험 서비스를 신청했다. 현재 다수 기업들과 본 계약 체결을 긍정적으로 협의하고 있다.
맞춤형 특화 서비스도 고려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달 생성형 AI 기반 'AI 카피라이터'를 선보였다. 이 서비스 역시 여러 LLM을 지원해 각 회사의 업무에 특화된 모델을 사용할 수 있다. 현재 SK스토아, 베네피아 등 커머스 기업들이 이 서비스를 도입하기로 했다.
지난달에는 '올인원 구독형 AICC' 서비스인 'SKT AI CCaaS'도 출시했다. 이 서비스는 콜 인프라부터 상담 앱, AI 솔루션, 전용회선, 상담인력, 시스템 운영대행 등 AICC를 운영하는 데 필요한 모든 기능과 솔루션을 올인원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다. 출시 한달만에 SK렌터카를 고객으로 확보하는 성과를 냈다.
SK텔레콤은 2021년 AICC 시장에 처음 진출했다. 이후 금융사 등을 주요 고객으로 확보하며 매년 매출이 두 배 이상 늘어나는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 8월 국내 최고 수준의 AICC 개발사 '페르소나AI'에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해 3대 주주에 올라서기도 했다.
시장조사기관 얼라이드마켓리서치에 따르면 국내 AICC 시장은 연평균 23.7% 성장해 오는 2030년 4546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AI 시대의 핵심 인프라로 꼽히는 데이터센터 역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기준 SK텔레콤의 데이터센터 매출은 202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30% 늘어난 금액이다.
SK텔레콤은 AI 데이터센터 시장 공략을 위해 사피온과 SK하이닉스의 AI 반도체 경쟁력, 차세대 열관리 방식인 액체냉각 기술, SK브로드밴드의 데이터센터 인프라 관리 등 AI 데이터센터 관련 역량을 솔루션 패키지화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 2월 SK엔무브, 글로벌 액체냉각 전문기업 아이소톱과 차세대 냉각 기술과 솔루션 분야 협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을 바탕으로 3사는 AI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하는 전력 및 발열을 최소화하기 위해 차세대 액체냉각 기술 개발과 검증에 나설 예정이다.
특히 AI 데이터센터 내부의 온도와 전력 부하 데이터 등을 분석·예측하고, 냉매 공급온도와 유량 등을 제어해 효율적 운영을 돕는 AI 자동 냉각 제어시스템을 개발한다.
글로벌 기업과의 파트너십도 적극 추진해 AI 데이터센터의 경쟁력 강화와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준비도 진행하고 있다.
SKT는 지난 2월 글로벌 서버와 스토리지(데이터 저장장치) 시스템 제조 기업 슈퍼마이크로와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사업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슈퍼마이크로는 엔비디아에서 칩을 공급받고 있는 주요 협력사다. 슈퍼마이크로는 SK텔레콤의 AI 데이터센터에 서버를 공급하는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SKT는 그래픽 처리장치(GPU)의 안정적 확보를 위해 글로벌 GPU 클라우드 회사인 람다(Lambda)에도 투자했다. 람다는 엔비디아로부터 최신 GPU를 공급 받아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 중인 회사인 만큼, 국내 최대 규모의 AI클라우드 역량을 기반으로 하는 AI 데이터센터 사업을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밖에도 SK텔레콤은 국내 데이터센터 1위 사업자 등극을 목표로 2030년까지 데이터센터 보유 용량을 현재 두 배인 200MW 이상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오는 2027년 국내 톱3 수준의 클라우드 MSP 사업자로 도약한다는 목표 아래 사업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클라우드MSP는 클라우드 컨설팅, 이전, 운영 관리 등 클라우드 이용에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를 의미한다.
SK텔레콤은 다양한 AI 기술과 솔루션과 통신서비스 자산을 통합 제공하는 'AI 클라우드' MSP 사업자로서 국내외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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