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증권, 온라인 공모주 청약 유료화로 수익성 높일까


내달부터 수수료 2000원 책정
10대 증권사 중 마지막으로 유료화 합류

키움증권은 다음 달 10일부터 온라인 공모주 청약 시 부과되는 수수료를 건당 2000원으로 책정한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공모주 청약 시장에서 10대 증권사 중 유일하게 온라인 청약 수수료를 받지 않던 키움증권이 내달부터 유료화를 선언하면서 공모주 시장 경쟁에 불을 지피고 수익이 많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국내 주요 증권사들도 지난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려와 충당금 손실 발생으로 실적 부진을 겪은 만큼 공모주 시장 모객 경쟁을 통해 수익성을 높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다음 달 10일부터 온라인 공모주 청약 시 부과되는 수수료를 건당 2000원으로 책정했다. 청약 수수료 2000원은 지난해 말 자기자본 기준 상위 10대 증권사(미래에셋·한국투자·NH투자·삼성·KB·하나·메리츠·신한투자·키움·대신증권) 중에서도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하나증권, 신한투자증권, 대신증권이 책정하고 있는 금액이다.

증권사의 온라인 공모주 청약 수수료는 지난 2021년부터 증권사별로 차례로 도입됐다. 당시 여러 증권사에서 청약하는 중복청약이 금지되고 1인 1계좌 청약만 가능해지면서 공모주 청약 모객 경쟁이 치열해진 영향이다.

키움증권은 그간 한양증권, 다올투자증권, 상상인증권과 함께 국내에서 온라인 청약 수수료가 무료인 증권사 4곳 중 1곳이었으며 10대 증권사 중에서는 유일했다. 국내 증권사 중 청약 수수료가 가장 비싼 증권사는 유안타증권(3000원)이며 KB증권은 1500원, 메리츠증권은 1000원의 청약 수수료를 책정하고 있다.

이에 키움증권의 이번 청약 수수료 유료화 합류는 업계에 시사점을 남긴다. 대표적인 '리테일 강자'로 꼽혀온 만큼, 많은 고객 수를 바탕으로 공모주 청약 시장에서도 수수료를 통해 수익성을 제고할 수 있어서다. 특히 공모주 청약 시장은 신규 청약자보다 기존 청약 경험자들이 주로 참여하는 시장으로 꼽힌 만큼 증권사가 보유하고 있던 고객들이 많은 쪽이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엄주성 대표이사 사장이 지난달 28일 서울 여의도 키움증권 본사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키움증권 제공

키움증권도 올해 수익성 회복이 절실한 만큼 이번 청약 수수료 유료화를 통해 수익성 제고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기존 비용 부담이 들어가는 쪽에서 유료화를 통해 수익을 챙기고, 그만큼 서비스 품질을 높여 고객 만족도를 높인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특히 올해 새롭게 키움증권 수장으로 선임된 엄주성 대표이사 사장이 지난달 28일 서울 여의도 키움증권 본사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3중 리스크관리 체계(현업, 리스크관리, 감사)를 구축해 플랫폼 안전성과 신뢰성을 높이겠다"고 밝힌 만큼 이번 청약 유료화를 비롯한 키움증권의 향후 적극적인 행보에도 업계의 시선이 쏠릴 전망이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그간 공모주 청약을 무료로 서비스했지만 공모주 청약을 진행하면 투자자들이 많이 몰려 인력 확대나 서버 증설 등 자원이 많이 필요했었다"며 "이런 부분을 유료화로 충당하고 시스템 안정성을 도모한다면 공모주 청약 서비스 등 품질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키움증권은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을 전년 대비 14% 감소한 5646억원밖에 따내지 못했다. 4분기 영풍제지 미수금 사태로 4333억원가량의 충당금이 발생한 영향이다. 다만 올해 1분기 증시 거래대금 증가세와 적극적인 주주환원책 등 영향으로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안영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키움증권은 부동산 관련 우려가 가장 적어 올해 1분기 증시 거래대금 증가세에 따른 양호한 실적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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