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최문정 기자] CJ ENM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이 가격 인상에 나섰다. 최근 국내외 OTT 플랫폼이 잇따라 가격을 올리는 가운데, 인상행렬에 동참한 것이다. 다만, 티빙은 이번 가격 인상이 작년부터 예고돼 있던 일이라고 반박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티빙은 오는 5월1일부터 연간 구독권 가격을 기존 대비 약 20% 인상한다. 이에 따라 기존 9만4800원이던 베이직 구독권은 11만4000원, 기존 13만800원이던 스탠다드는 16만2000원, 기존 16만6800원이던 프리미엄은 20만4000원으로 가격이 인상된다.
티빙은 이번 가격 인상이 신규 가입자에게만 해당된다고 밝혔다. 기존 연간 구독권 이용자는 이전의 요금을 유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한 달 이상 연간 구독권 가격을 27% 할인하는 이벤트를 실시해 이용자 부담을 덜겠다는 설명이다.
더욱이 티빙은 5월부터 프로야구 중계도 월 5500원으로 유료 전환한다. 티빙은 총 1350억원을 투자해 한국야구위원회(KBO)와 '2024~2026년 KBO 리그 유·무선 중계권사업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KBO 주요 행사의 국내 유무선 생중계, 하이라이트, 주문형비디오(VOD), 스트리밍 권리·재판매 사업권을 획득했다.
티빙은 지난달부터 이번달까지는 KBO 리그를 무료로 볼 수 있는 특별 이벤트를 진행했지만, 5월부터는 최소 광고를 포함한 최저가 요금제(5500원)을 지불해야만 경기를 볼 수 있다.
한 야구 팬은 "지금까지 온라인 중계를 해오던 네이버 등은 별도 요금 지불 없이도 야구경기를 볼 수 있었는데, 중계 주체가 티빙으로 바뀐 뒤에는 돈을 내야 하는 상황이 달갑지는 않다"고 밝혔다.
더욱이 이번 티빙 요금 인상은 국내외 주요 OTT 플랫폼이 잇따라 가격을 올리는 가운데 '막타'를 쳐 이용자들의 반발이 거센 상황이다.
앞서 구글은 유튜브프리미엄 가격을 43%, 디즈니는 디즈니플러스 요금을 40%씩 인상했다. 넷플릭스는 계정 공유를 막으면서 이를 유료화해 인원당 추가 5000원을 내도록 했다. 유료 서비스인 '와우 멤버십' 혜택의 일환으로 OTT 쿠팡플레이를 제공하는 쿠팡 역시 멤버십 가격이 58% 오르며 요금이 사실상 인상됐다.
티빙은 이번 인상이 갑작스레 결정된 것이 아닌, 예고된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티빙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공지한 것처럼, 기존 월 구독료 변경 이후에 연간 이용권 금액을 현재 월 구독료 수준에 맞춰 변경하고, 이를 최근 다시 안내했다"고 설명했다.
한때 토종 OTT의 자존심으로 꼽혔던 티빙은 2020년 CJ ENM으로부터 법인을 분할한 이후 줄곧 연간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2020년 61억원을 시작으로 2021년 762억원, 2022년 1191억원, 지난해 1420억원으로 늘었다.
티빙은 지난해 8월부터 토종 OTT 업계 1위를 기록하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도 쿠팡플레이에 밀리고 있다. 지난달 쿠팡플레이의 MAU는 약 780만명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티빙의 MAU는 690만명으로 전월보다 29만명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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