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토크<하>] 계획은 나왔다…채권단 선택만 남은 태영건설 워크아웃


기업개선계획 오는 30일 채권자 의결 거쳐 확정
1400원 돌파한 원·달러 환율 상승세 꺾여…급등세에 공포심은 여전

워크아웃 절차를 밟고 있는 태영건설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실사결과와 기업개선계획을 내놨다. 태영건설은 임원 인원을 줄이고 잔류하는 임원은 급여를 삭감하는 내용 등을 담은 자구안을 제출했다. /서예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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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정리=이선영 기자]

◆ 채권단 기업개선계획 윤곽…태영건설도 적극적 자구안 내놔

-건설업계에선 태영건설이 워크아웃 절차에 진전을 보여 경제계 이슈의 중심에 섰습니다. 채권단이 기업개선계획 윤곽을 잡았다죠? 어떤 내용이 있었나요.

-네. 채권단이 태영건설의 실사결과와 경영정상화 및 자본확충을 위한 기업개선계획을 내놨습니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이번 주 주요 금융기관과 회의를 열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의 처리와 태영건설의 출자전환 등 재무구조 개선 방안 등을 논의했습니다.

주요 내용은 부동산 PF 사업장의 처리 방안과 태영건설의 출자전환 등 재무구조 개선안 등인데요. 우선 기업개선계획에는 1조원 규모의 자본 확충과 신용공여 방안이 담겼습니다. 실사법인은 태영건설의 대주주인 YT홀딩스의 100대 1 비율의 무상감자와 기타주주 2대 1 비율의 차등감자를 제안했습니다.

이와 함께 대주주는 대여금 등 기존채권의 100%를 출자전환, 금융채권자는 무담보채권의 50%를 출자전환해 재무구조를 개선할 방침입니다. TY홀딩스가 태영건설에 대여한 채권은 4000억원 규모인데요. 채권단은 이를 모두 자본확충에 투입해 이해관계자의 손실을 최소화할 예정입니다.

-기존에 진행하던 부동산 PF 사업장 처리안도 나왔다죠?

-그렇습니다. 처리 계획이 잡힌 PF사업장은 본PF 단계의 40곳, 브릿지론 단계의 20곳 등 총 60개 현장입니다. 이 가운데 본 PF 사업장 1곳과 브릿지론 사업장은 9곳은 경공매 절차에 돌입하기로 했습니다.

이외 나머지 PF사업장 채권단 실사 결과 40곳은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됐습니다. 다만 모두 태영건설이 그대로 시공하진 않을 전망이죠. 본PF 사업장 32곳은 사업을 이어가기로 했지만, 나머지 7곳은 시공사를 교체할 예정입니다. 브릿지론은 1곳만 사업을 유지하고 10곳은 모두 시공사를 교체합니다.

-태영건설에도 움직임이 있었나요?

-네. 태영건설도 적극적인 자구안을 내놨습니다. 윤세영 창업회장과 윤석민 회장을 포함해 임원 인원을 줄이고 오는 2026년까지 3년간 임원 급여도 삭감합니다. 같은 기간 직원 급여는 동결한다고 합니다.

감원 인원은 22명이 될 전망입니다. 남아있는 임원의 경우 급여가 줄어드는데요, 비율도 꽤 큽니다. 사장 이상은 35%, 부사장은 30%, 전무는 20%, 상무는 15%, 상무보는 10%씩 급여가 줄어들 예정입니다. 이외에 광고비와 같은 부수적인 운영비도 아껴 효율화에 전념한다는 내용이 자구안에 포함됐습니다.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으로 격변을 겪는 모습이군요. 이번 계획에서 아쉬운 점을 꼽자면 무엇이 있을까요?

-아이러니하게도 대주주의 감자와 자본확충에 따라 태영건설 대주주의 지분은 오히려 상승하게 됩니다. 계획이 확정되면 기존 대주주의 지분은 41.8%에서 60% 안팎으로 높아지게 되는데요. 대주주 지분 가치는 대략 4억원 수준으로 낮아지지만, 비율이 높아지는 겁니다.

현재 태영건설 대주주 지분은 △TY홀딩스 27.8% △윤석민 회장 10.0% △윤세영 창업회장 1.0% △윤석민 회장 부인 3.0% 등으로 구성됩니다. 그런데 TY홀딩스가 태영건설 앞으로 대여한 4000억원이 100% 출자전환되고, 워크아웃 과정에서 발생한 대여금 약 3300억원(태영인더스트리·블루원·SBS미디어넷 매각대금 등)도 자본확충에 쓰이면서 대주주 지분이 높아지게 됩니다. 여기에 채권단의 출자전환 규모 약 3000억원도 지분 상승 요인이 될 전망입니다.

이번에 나온 기업개선계획은 오는 30일 채권자 의결을 거쳐 확정됩니다. 의결을 통해 채권자 75% 이상의 동의를 얻어 의결이 이뤄지면 본격적인 워크아웃이 시작됩니다. 부동산 PF 부실 우려가 이어지는 가운데 채권단이 손실 최소화를 위한 다양한 방법을 모색 중인 만큼 금융권과 건설업계가 태영건설 워크아웃 행보에 주목하며 긴장의 끈을 놓치지 않는 모습입니다.

글로벌 달러화 강세가 지속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최근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박헌우 기자

◆ 1400원 돌파한 원달러 환율에 외환당국 화들짝…걱정은 NO?

-마지막으로 금융권 소식 들어보시죠. 원·달러 환율의 고공행진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16일 장 중 1400원대에 진입했는데요. 환율이 1400원을 터치한 것은 1년 5개월여 만이며, 역대 4번째입니다. 현재는 어떤가요?

-외환당국의 구두개입을 비롯해 미국과 일본 재무장관까지 최근 환율 급등에 대한 우려를 표하며 상승세는 꺾인 상황입니다. 지난 19일 기준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9.3원 오른 1382.2원에 거래를 마감했습니다.

-그렇군요. 비록 1400원대로 다시 오르진 않았지만, 환율 급등세에 대한 공포심은 여전하던데요.

-맞습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올해 원·달러 환율 상단이 현재보다 더 높은 1410원~1450원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문다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다음 유의미한 1차 상단은 1400원 초반 수준으로 전망된다"며 "중동 갈등 전개 상황에 따라 확전으로까지 연결될 경우 2차상단으로 1440원을 예상한다"고 전망했습니다.

-왜 이렇게 환율이 치솟는 거죠?

-우선 이란의 이스라엘 공습으로 중동의 지정학적 위험이 커지자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달러 수요가 증가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또한 올해 들어 미국 물가가 강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연방준비제도의 긴축이 시장의 예상보다 오래 지속될 것이란 전망도 강달러를 이끈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당분간 환율의 변동성은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데...지나친 공포심은 자제하란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고요?

-네, 최근 환율 급등과 관련 과거 IMF·글로벌 금융위기 등과는 다른 상황인 만큼 크게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라는 의견도 나옵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용리스크 혹은 자금경색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신용 위기가 크게 현실화되는 분위기는 아니다"라며 "실제 미국 신용스프레드는 하향 안정 추세로 가고 있고, 과거 원·달러 환율 1400원대 국면에서 미국 신용스프레드가 급격히 상승하던 것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고 짚었습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과거와 달리 서학 개미도 많고, 해외 순자산도 굉장히 늘었다"며 "기본적으로 옛날처럼 환율 변화에 따라 경제 위기가 오거나 그런 상황은 아니다. 선진국형 외환 시장 구조가 자리 잡았다고 본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IMF도 한국의 급격한 환율 변동에 따른 어려움을 우려할 상태는 아니라고 진단했다죠?

-그렇습니다. 크리슈나 스리니바산 IMF 아시아·태평양국장은 "한국의 통화 불일치가 제한적이고 인플레이션이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환율 변동성이 한국 경제에 큰 어려움을 제기하지는 않는다"며 "과거에 비해 한국은 환율이 너무 크게 움직일 경우 걱정해야 할 정도의 대차대조표가 불일치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과도한 공포심은 자제해야겠지만, 한국 경제에 많은 영향을 끼치는 만큼 앞으로도 환율 변동성을 유심히 지켜봐야겠습니다.

seonye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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