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한림 기자] 국내 금융시장이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에 하루 종일 요동쳤다. 환율은 1400원에 육박했고, 코스피는 장중 3% 넘게 하락하기도 했다. 변동성이 짙던 시장은 오후 들어 오전보다 다소 진정된 채 장을 마감했으나, 외인의 수급이 크게 빠지면서 향후 금융시장 분위기도 장담하기 어렵다는 시각이 나온다.
19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0.67%(9.3원) 오른 1382.2원에 장을 마쳤다. 이날 환율은 전날보다 8.1원 상승한 1381.0원으로 출발했다가 점차 상승 폭을 키우면서 최대 1393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유가증권시장도 크게 출렁였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1.63%(42.84포인트) 내린 2591.86에 거래를 마쳤으나 오전 한때 3% 넘게 떨어지면서 2550선 초반까지 주저앉았다. 코스피 또한 오후 들어 다소 회복세에 접어들어 1%대 하락에 그쳤지만, 두 달 만에 2600선을 탈환한 지 단 하루 만에 상승분을 반납하게 됐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의 약세도 두드러졌다.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는 2.51% 하락한 7만7600원에 장을 마쳤으나 장 중 한때 4%대 낙폭을 보였으며, 4.94% 하락으로 거래를 마친 SK하이닉스도 7%가량 빠지면서 17만원선을 내주기도 했다.
금융시장이 롤러코스터를 탄 배경으로는 최근 시장 전반에서 감지된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본격적으로 불거지면서 투자심리가 요동친 결과로 풀이된다. 18일(현지시간) 미국 ABC방송 등 외신은 이스라엘에서 발사한 미사일이 이란 내 장소를 타격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오후 들어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이 전면전까지 확대되진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자 낙폭은 줄어들기도 했다. 이스라엘 매체 타임오브이스라엘은 1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을 인용해 이란 고위관리가 "이번 공격에 대해 즉각적인 보복에 나설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시장이 중동 지역의 확전 양상을 주시하기 시작한 만큼 외인의 수급 이탈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19일 코스피는 개인이 홀로 9258억원을 순매수했으나 외인과 기관이 각각 3440억원, 6670억원어치를 팔아치우면서 지수를 끌어 내렸다. 이날 2거래일 만에 하락 전환한 코스닥 역시 개인과 기관의 매수세에도 외인이 홀로 3614억원을 순매도했다.
증권가도 환율과 증시의 변동성이 불확실성이 당분간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주식시장 하락 지속에도 전날에 이어 장 초반 선방하던 한국 주식시장이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격으로 급락했다. 중동 정세 안정은 당분간 어려울 전망이다. 정세에 대한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하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