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최지혜 기자] "그동안 모바일상품권의 구매부터 환불까지 전 과정에서 소비자와 사업자의 불편함이 없도록 노력해 왔지만, 수수료나 정산주기 등 어려움이 있던 것도 사실입니다. 모바일상품권 시장은 브랜드와 가맹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엮여있는 구조입니다. 민관협의체를 통해 함께 풀어가야 할 문제가 해결돼 나가길 기대합니다."(전성준 카카오 성과리더)
생일선물 대표주자로 떠오르고 있는 모바일상품권의 합리적인 유통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민관이 함께 머리를 맞댄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7일 오후 서울 중구 JW컨벤션 센터에서 '모바일상품권 민관협의체' 출범식을 개최했다. 출범식에는 공정위 주요 관계자를 비롯한 모바일상품권 유통‧발행사업자, 가맹본부단체, 가맹점주단체, 소비자단체 등이 참석했다.
모바일상품권 시장은 디지털 기술 발전과 비대면 거래의 확산 등으로 인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통계청의 온라인쇼핑동향에 따르면 e쿠폰 서비스 거래액은 2019년 3조4000억원에서 지난해 9조8000억원으로 불어났다.
그러나 모바일상품권은 다른 결제 수단보다 높은 수수료가 부과되고 있다. 정산 주기가 길어 소상공인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돼 왔다. 실제로 모바일상품권의 평균 수수료는 5~10% 수준을 보이고 있고, 정산 주기는 최대 45일에 달한다.
박호진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사무총장은 "상품권 유통사가 브랜드사에 수수료를 부과하는 구조인 만큼 유통사와 브랜드사의 계약 형태가 더 투명해져야 한다"며 "공정위와 함께 협회는 모바일상품권 유통 환경이 개선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소비자 입장에서의 불편도 제기된다. 모바일상품권은 유효기간이 지나면 구매액의 90%만 환불된다. 나머지 10%는 환불 수수료 명목으로 소비자가 부담하는 상황이다. 이처럼 높은 환불 수수료에 대해서도 소비자단체 등을 중심으로 개선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정수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사무총장은 "소비자들은 다양한 장점을 이유로 모바일상품권을 이용하고 있지만, 상품권 사용 과정에서 겪는 불편이 지속되면 결국 모바일상품권이 시장에서 외면받게 될 것"이라며 "가령 소상공인 수수료 정산주기 문제로 가맹점이 상품권 사용을 반가워하지 않을 경우 소비자 불편뿐 아니라 장기적인 시장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소비자에게 지속적인 선택을 받을 수 있는 소비지향적인 발전 방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공정위는 '모바일상품권 민관협의체'를 통해 모바일상품권 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다양한 문제를 종합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주요 논의 사안으로는 △모바일상품권 수수료 부담 경감 및 정산주기 개선 △모바일상품권 수수료 및 정산주기의 투명성 제고 △소비자 권익 보호(환불액 상향 등) 등이 제시됐다.
공정위는 모바일상품권 시장에서의 다양한 이슈에 대한 시장맞춤형 상생방안을 도출할 계획이다. 육성권 공정위 사무처장은 "이해당사자들뿐만 아니라 정부도 직접 민관협의체에 참여해 수수료, 정산 기간, 거래 구조 등 모바일상품권 시장 현황을 살펴보고 합리적인 개선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공정위는 모바일상품권 민관협의체의 효과적인 운영 지원을 위해 지난달 '모바일상품권 민관협의체 추진 TF'를 마련했다. TF는 공정위 디지털경제정책과, 가맹거래정책과, 소비자거래정책과 등 관련 부서로 구성됐다. 모바일상품권 유통‧발행사, 가맹본부, 가맹점주, 소비자 등 다양한 거래관계에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한 제도개선과 논의 대응에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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