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김태환 기자] 최근 현대자동차그룹과 제너럴모테스(GM), 테슬라 등 글로벌 자동차업체가 북미 지역에서 로보택시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안전 문제와 규제, 기술적 한계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상용화 이후엔 다양한 비즈니스 확장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17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최근 테슬라는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오는 8월에 자율주행 로보택시를 공개하겠다고 예고했다.

테슬라는 지난 2019년 FSD(풀 셀프 드라이빙) 기능을 발표하면서 완전 자율주행 시대를 예고했으며, 당시 머스크는 2020년에 로보택시를 선보이겠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미국 자동차그룹 GM은 자율주행 자회사 크루즈가 애리조나주에서 로보택시 사업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크루즈는 애리조나주 피닉스를 시작으로 일부 도시에서 운전자가 탑승한 상태에서 도로 정보를 수집하기 시작했다.

앞서 크루즈는 샌프란시스코에서 로보택시를 시범 운영했으나, 한 여성이 로보택시에 깔려 중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해 당국으로부터 운행 허가가 취소됐다. 이번 도로 정보 수집 작업은 크루즈가 로보택시 사업을 재개하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 2020년 미국 자율주행 전문업체 앱티브와 합작회사 모셔널을 설립하면서 로보택시 시장에 뛰어들었다. 지난 2022년엔 서울에서 아이오닉5 기반의 차량호출 서비스 '로보라이드'를 시범 운행하며 자율주행 기술력을 실증했으며, 지난달 30일에는 현대차 아이오닉5 자율주행 로보택시가 운전면허 시험에 도전하는 영상을 유튜브에 공개하기도 했다.

영상 속 아이오닉5 로보택시는 교통법규 준수, 옆 차로 상황 인지, 급정거 등 미국 라스베이스 내 도로 주행 및 운전 시험을 통과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기아도 오는 2025년 본격 출시할 중형 목적기반차량(PBV)을 활용한 로보택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기아는 지난 5일 열린 '2024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내년 오토랜드화성에 구축될 PBV 전용 생산공장을 통해 'PV5' 모델에 자율주행 기술을 접목하고, PBV 로보택시와 소형에서부터 대형까지 아우르는 PBV 풀라인업 구축을 순차적으로 진행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자동차업계에서는 로보택시가 기술적 한계로 당장 상용화가 어렵다고 지적한다. 로보시는 완전 자율주행이 가능한 레벨4 기술이 필요한데, 테슬라·현대차 등 글로벌 완성차기업 대부분이 자율주행 레벨2에서 레벨3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머물러 있다.

전문가들은 로보택시를 위한 자율주행 기술 개발과 시장 도전을 꾸준히 추진한다면, 신시장을 개척하고 선점할 수 있다고 본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레벨4 자율주행 기술은 스스로 주차를 하는 풀파킹 서비스, 관광지에서 자율운행하는 버스 등 단순 로보택시 말고도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나갈 수 있다"면서 "현대차그룹이 추진하는 소프트웨어 중심차량(SDV)이 실현되면 자율주행 기능을 앱처럼 구매할 수도 있고, 자율주행하는 차 안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즐기는 등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이 폭발적으로 등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테슬라가 로보택시 추진을 말한 것은 전기차 판매 감소로 인해 주가가 떨어지는 것을 방어하고 투자자들을 유치하기 위한 '쇼맨십'일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로보택시 시장의 잠재력은 분명한 만큼 자동차그룹들의 기술 개발을 위한 투자가 꾸준히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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