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에 '하이브리드' 주목…"내수도 수출도 모두 인기"


국내 하이브리드 비중 전년 대비 46.3% 증가…1년 이상 대기 필요
수출도 비중 확대…자동차업계, 인기차종 하브·신차 출시

고유가 장세가 지속되면서 하이브리드 차량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인기 하이브리드 차량 그랜저 하이브리드 모습. /현대자동차

[더팩트 | 김태환 기자] 최근 중동지역 전쟁 확대 우려로 고유가 장세가 지속되자 국내외에서 하이브리드(HEV) 차량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인프라 부족 등으로 전기차로의 전환이 주춤하는 가운데 유류비를 절감하면서도 고성능을 추구할 수 있는 대안으로 하이브리드 차량이 주목받는 모양새다.

16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3월 국내 하이브리드 판매량은 9만9832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6만8249대보다 46.3% 증가했다. 전체 차량 중 하이브리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15.1%에서 24.9%로 10%가량 늘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통계를 보면 수입차도 하이브리드 판매량이 전체 47.5%를 차지하며 전년 동기(32%) 대비 점유율이 늘었다.

수출 역시 하이브리드가 대세로 자리 잡았다. 지난 3월 국산 친환경차 수출 비중을 살펴보면 올해 1분기 전기차 수출은 전년보다 9.8% 감소한 8만2478대였지만, 하이브리드는 8만4235대로 전년 대비 5.8% 늘었다.

하이브리드 판매 증가는 고유가 장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충전 인프라 부족 등으로 전기차의 판매량이 주춤하면서, 수요가 대거 하이브리드 쪽으로 몰린 것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올해 1분기 전기차 판매량은 2만5550대로, 전년 동기 대비 25.3% 감소했다.

이렇다 보니 신차로 하이브리드를 출고하려면 1년 이상의 대기 기간이 필요하다. 이달 기준 현대자동차의 아반떼 하이브리드와 기아 카니발은 12개월 이상, 기아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8개월, 르노코리아 XM3 하이브리드(아르카나)는 4개월을 대기해야 한다.

디 올 뉴 그랜저 하이브리드의 엔진룸 모습. 최고출력 180마력의 1.6ℓ 가솔린 터보 엔진과 60마력급 모터를 결합해 최고출력 230마력, 최대토크 35.7㎏·m를 발휘한다. /김태환 기자

하이브리드 인기에 힘입어 현대차와 기아, KG 모빌리티, 르노코리아 등은 인기 차종에 대한 하이브리드 탑재, 신차 출시로 시장에 대응하고 있다.

우선 현대차는 아반떼, 쏘나타, 싼타페, 그랜저, 스타리아 등 인기 차종에 대한 하이브리드 모델을 판매하고 있으며,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팰리세이드의 하이브리드 버전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

기아 역시 카니발, 쏘렌토 등의 인기 차종 출시와 더불어 완전 변경이 예정된 스포티지 하이브리드가 기대주로 대기하고 있다.

르노코리아는 오는 6월 열리는 부산 모터쇼에서 중형 하이브리드 SUV '오로라 프로젝트'를 공개하고, KG 모빌리티도 자사 중형 SUV 하브 모델을 올해 안에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토요타를 비롯한 글로벌 완성차업체들도 하이브리드 라인을 확충하면서 수요에 대응해 나가고 있다"면서 "전기차 전환의 과도기 단계에서 하이브리드가 합리적 대안으로 떠오르는 만큼 국내 기업들도 하이브리드 모델의 비중과 생산을 늘려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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