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최의종 기자] 고려아연이 영풍과 '황산 취급 대행 계약'을 연장하지 않고 종료한다. 고려아연은 영풍이 자체 관리시설을 마련하도록 유예기간을 준다고 밝혔다. 영풍은 일방적인 결정이라고 반박했다.
고려아연은 오는 6월 30일 만료되는 영풍과 '황산 취급 대행 계약'을 연장하지 않고 종료하기로 했다고 15일 밝혔다. 고려아연 울산 온산제련소는 20기 황산 탱크를 운영하고 있으며, 영풍의 경북 봉화 석포제련소에서 지난해 기준 40만톤 등 연간 160만톤 황산을 처리하고 있다.
황산은 아연 제련 과정에서 생성되는 부산물로, 독성이 강한 유해화학물질이다. 화학물질관리법상 사고 예방과 엄격한 관리 의무·부담이 있다. 고려아연은 자체 배출량 외에 외부 반입으로 사회·경제적 부담이 커지고 산업용 전환 비용도 상당하는 입장이다.
고려아연은 영풍과 계약 연장하지 않은 이유로 △황산 관리시설 노후화에 따른 일부 시설 폐기 △시설개선 목적 추가 투자 필요성 △자체 생산량 지속 증가로 사용 공간 부족 △2026년 자회사 켐코 '올인원 니켈 제련소' 가동에 따른 연간 18.5만톤 추가 생산 등을 들었다.
고려아연은 영풍 석포제련소의 조업 차질과 생산량 감소 영향으로 위탁하는 연간 19만톤 황산 물량을 육로를 통해 온산제련소가 아닌 동해항으로 옮겨 처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최근 온산선 주변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조성되면서 시민단체 등이 석포제련소발 황산 물량 이동을 반대하며 '온산선 폐지'를 주장하고 있는 등 지역사회 반발이 거세 고려아연에도 비판이 확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기존 계약과 양사 간 지속돼 온 협력관계를 고려해 영풍 측에 사전 통지와 동해항을 통해 처리하는 방식 외에 영풍 측이 자체적인 황산 관리시설은 마련할 수 있도록 충분한 유예기간을 주는 상호 협의를 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영풍 측은 고려아연의 계약 미연장을 일방적인 결정이라고 반박했다. 유예기간에 대한 사전 협조가 없었으며, 오는 12월까지 자체적으로 시설을 마련하는 것도 쉽지 않다는 의견이다. 공정거래법상 위반 소지도 있다고 주장했다.
영풍 관계자는 "최근 공동영업 중단 등을 비롯해 그동안 고려아연이 영풍과 함께 규모의 경제를 이루며 이득을 본 부분도 있는데 일방적으로 종료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라며 "여러 대응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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