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최의종 기자] 이란이 지난 13일(현지 시간) 밤부터 14일 새벽 사이 시리아 자국 영사관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이스라엘 공습을 벌였다. 이스라엘은 다층 방공망으로 미사일 등 99%를 격추했다고 밝혔다. 아이언돔이 주목받은 가운데 '한국형 아이언돔' 개발에 관심이 쏠린다.
이스라엘 현지 매체 씨테크(Ctech)는 지난 13일(현지 시간) 밤부터 14일 새벽 사이 이란 탄도 미사일 100발 이상을 이스라엘 방공 시스템이 요격했다고 보도했다. 씨테크는 이스라엘 공군 조종사가 미국과 영국, 요르단과 협력해 사막 상공에서 대부분 요격했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 방공 시스템 아이언돔(Iron Dome)과 다윗의 슬링(David’s Sling), 애로우 시스템(Arrow System)이 서로 다른 범위에서 위협을 막았다. 오피르 겐델만 이스라엘 총리실 대변인은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아이언돔 포대가 미사일을 요격해 이란에게 구했다"고 했다.
방공 시스템 중 핵심으로 꼽히는 '아이언돔'은 2006년 이스라엘이 레바논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에게 수천 발 로켓 피해를 입은 일을 계기로 개발됐다. 이스라엘 기업 라파엘첨단방어시스템(RADS)과 이스라엘항공우주산업(IAI)이 개발 사업에 참여하고 미국이 일부 지원했다.
2011년 3월부터 실전 투입된 아이언돔은 하루 최대 300발, 50일 4500발 이상 로켓을 요격하며 성능을 인정받았다. 이스라엘은 2021년 기준 전역에 10개 아이언돔 포대를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팔레스타인 하마스 급습 당시 방어에 실패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당시 하마스가 단시간 로켓 수천 발을 발사했고 한꺼번에 쏟아진 공격을 방어하는 데 실패했다고 보고 있다. 다만 이스라엘 정부는 현재도 아이언돔 요격률을 평균 90%라고 보며 성능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아이언돔 천문학적인 비용이 지적되고 있다. 람 아미나흐 전 이스라엘 재정고문은 현지 매체 와이넷과 인터뷰에서 아이언돔 등 방공체계를 놓고 "하룻밤에만 40억~50억셰켈(약 1조4694억~1조8368억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은 이스라엘 아이언돔 우수성이 알려지자 수입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하지만 이스라엘 상황과 한국 상황이 다른 점이 지적받았고, 결국 수입이 아닌 자체 개발로 방향이 틀어졌다. 무엇보다 북한의 장거리 사정거리를 둔 화포 '장사정포'를 상대하기에 맞지 않다는 의견이다.
방위사업청은 2021년 회의를 열고 2029년 전력화 목표로 장사정포요격체계(LAMD)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총사업비는 2조8900억원으로 예상됐다. 정부는 2026년까지 전력화를 앞당기겠다고 밝히기도 했으나, 지난해 2029년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아이언돔이 하마스 급습 방어에 실패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LAMD 효능에 정치권 관심이 쏠리기도 했다. 아이언돔과 달리 LAMD는 국가·군사 중요 시설을 방어 목적으로 운용된다. 정치권에서는 재점검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엄 청장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민간인 피해가 다수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개전 초기 대량 장사정포를 발사했을 때 대응하는 요격체계는 하마스 이스라엘 공격을 계기로 다시 한번 점검해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고 말했다.
LIG넥스원은 2022년 국방과학연구소와 LAMD 탐색개발 체계종합 계약을 체결했다. 탐색개발은 주요 구성요소를 종합하는 '체계종합'으로, 올해 마무리될 예정이다. 지난해 10월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사업 전시회(ADEX) 2023에서 LAMD가 언급되기도 했다.
LIG넥스원은 지난 1월 LAMD 전용 조립·점검장을 준공했다. LAMD 전용 조립·점검장은 개발 완료 이후 안정적 품질관리를 위한 핵심 설비로 만들어졌다. LIG넥스원은 양산을 맡아 조기 전력화에 나선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LIG넥스원 관계자는 "LAMD는 한국형 아이언돔이라고 불리기도 하지만 모든 탄도를 맞추는 것보다는 북한 장사정포에 표적화돼 있다"라며 이제 연구개발이 시작되는 단계라고 볼 수 있으며, 국가 부름에 따라 일정을 단축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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