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최승진 기자] 젠지가 '2024 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 스프링(2024 LCK 스프링)'에서 첫 4연속 우승을 달성했다. 2014 스프링 삼성 갤럭시 시절을 포함하면 통산 5번째 우승이다. 반면 11회 LCK 우승을 노리던 T1은 이번 도전에서 아쉽게 준우승에 머물렀다. 2022 스프링, 2022 서머 결승전, 2023 스프링 결승전, 2024 서머 결승전에서 맞붙은 두 팀은 이번에 다섯 번째 대결을 펼쳤다. 두 팀이 다섯 번 연속 결승전에서 만난 경우는 13년 LCK 역사상 나오지 않았던 진기록이다.
젠지는 14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돔(구 올림픽 체조 경기장)에서 열린 '2024 LCK 스프링' 결승전에서 T1에 3-2 승리를 거뒀다. 결승전에 앞서 다수 전문가는 젠지 우위를 점쳤다. 이번 스프링에서 완벽에 가까운 경기력을 보여줬고 선수들의 우승 열망도 상당하기 때문이란 이유에서다.
지난해 서머 결승전 이후 또다시 만난 젠지와 T1의 2024 스프링 결승전은 자존심을 건 대결로 관심을 모았다. 정상으로 가는 길목에서 여러 차례 만난 대표적인 라이벌이기에 더욱 그랬다. 앞서 양 팀은 '2024 LCK 스프링' 결승전 미디어데이에서 "첫 역사를 쓰겠다"며 투지를 불태우기도 했다.
이날 결승전은 5전3선승제로 펼쳐졌다. 양 팀은 마지막까지 물고 물리는 팽팽한 교전을 펼쳤다. 젠지는 1세트를 먼저 따낸 뒤 2, 3세트에서 연속 패배했지만 이어진 두 번의 세트를 모두 이겨 역전승을 거줬다. T1은 5세트에서 상대 핵심 챔피언인 크산테를 제압하고 내셔 남작도 차지하며 분위기를 가져왔지만 젠지의 기세를 꺾지는 못했다.
젠지 선수들은 우승이 확정되자마자 서로 얼싸안고 기쁜 내색을 숨기지 않았다. '2024 LCK 스프링' 결승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기인' 김기인은 "파이널 MVP까지 생각 못 했는데 정말 기분 좋다"며 "마지막 세트에서 생각보다 게임이 잘 풀렸다. 국제전도 우승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웃었다. 그는 데뷔 7년 만에 LCK 우승컵을 품에 안아 '무관' 설움을 씻어냈다.
젠지를 이끌고 있는 김정수 감독은 "오늘 힘들게 이겼는데 선수들이 너무 잘 해줬다"며 "해외팀들 수준이 많이 올라왔다. MSI 가서 꼭 우승컵을 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목표를 새롭게 정했다. 김 감독은 인빅터스 게이밍을 이끌면서 2018년 롤드컵에서 우승한 이력이 있다. 앞서 그는 2024 LCK 스프링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T1만 집중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젠지는 다음 달 중국 청두에서 개막하는 MSI에 준우승한 T1과 함께 LCK를 대표해 출전한다.
역대 LCK 결승전에서 풀세트까지 간 것은 모두 5번이다. 스프링 시즌에서 풀세트 기록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나머지는 12년, 13년, 16년, 18년 서머 시즌에서 나왔다. LCK 스프링 결승전에서 3-0 승부는 모두 8회를 기록했다. 3-1 승부는 총 4회를 차지했다.
'2024 LCK 스프링' 결승전은 대전에서 처음 열렸던 '2023 LCK 서머' 결승전 이후 다시 서울에서 열리는 오프라인 행사로 관심을 모았다. LCK 결승전이 관객과 함께 오프라인으로 열린 것은 '2022 LCK 스프링'부터다.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2020 스프링 결승전을 서울 LCK아레나에서 무관중으로 열기 시작한 이래 2020년 서머와 2021년 스프링 결승전은 온라인으로 했다. 2021년 서머 결승전은 CJ ENM 스튜디오에서 오프라인으로 열었지만 관객이 현장에서 관람하지는 못했다.
지난 1988년 서울 올림픽에 사용하기 위해 지어진 KSPO돔은 올림픽 체조 경기장이라는 이름으로 불렸지만 지난 2018년 리모델링 이후 KSPO돔으로 바뀌었다. 최대 수용 가능 인원은 1만5000명에 달한다. 올림픽공원 실내 시설 가운데 가장 많은 인원을 수용할 수 있다. KSPO돔은 LCK와도 인연이 있다. 지난 2016년 4월 23일 SK텔레콤 T1과 락스 타이거즈 LCK 스프링 결승전이 이곳에서 열렸고 SK텔레콤 T1이 세트 스코어 3-1로 우승을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