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삼성전자가 폴더블(접었다 펴는)폰 신제품 출시 준비에 공을 들이고 있다. 폴더블폰 시장에서의 압도적 우위를 원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중국 업체들의 매서운 추격을 뿌리치기 위해 기존 폴더블폰의 단점을 보완한 완성도 높은 신제품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9일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오는 7월 폴더블폰 신제품을 공개하는 '갤럭시 언팩'을 개최할 예정이다. 다만 전 세계인의 스포츠 축제인 파리올림픽 개막(7월 26일) 전에 신제품을 내놓기 위해 7월 말이 아닌 둘째 주쯤 '갤럭시 언팩'을 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공식 파트너인 삼성전자가 올림픽과 연계해 신제품 홍보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갤럭시 언팩'이 열리는 장소 역시 프랑스 파리가 거론되고 있다.
삼성전자 입장에서 이번 '갤럭시 언팩'을 준비하는 각오는 남다르다. 첫 인공지능(AI)폰 '갤럭시S24' 시리즈 출시 이후 형성된 긍정적인 사업 분위기를 연말까지 이어나가고, 목표인 폴더블폰 대중화·대세화를 이루기 위해선 이번 신제품의 흥행이 절실하다.
전 세계 폴더블폰 시장 성장률이 크게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등 고삐를 죌 필요성도 제기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폴더블폰 출하량이 1770만대 수준으로, 증가율이 지난해의 절반 이하인 11%선에 그치며 시장의 기대보다 더딜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 폴더블폰의 비중도 내년에나 2%를 넘을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중국 업체들의 기세가 만만치 않다. 최근 화면을 2번 접을 수 있는 기술 특허를 공개하는 등 화웨이의 행보가 가장 공격적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화웨이에 조금씩 점유율을 내주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폴더블폰 출하량은 전년 대비 25% 증가한 1590만대였지만, 1위인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전년(80%)과 비교해 크게 감소한 66.4% 수준이었다.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 DSCC는 화웨이가 상반기 신제품이 없는 삼성전자를 제치고 올해 1분기 점유율 1위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업계는 이번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신제품이 점유율 사수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외신 등을 통해 공개된 정보를 고려했을 때 고객들의 선택을 받기에 충분한 매력적인 제품이라는 평가다. 순서대로라면 올해 폴더블폰 제품명은 '갤럭시Z폴드6'와 '갤럭시Z플립6'가 될 것으로 보인다.
먼저 '갤럭시Z폴드6'와 '갤럭시Z플립6'는 AI를 품을 가능성이 크다. 앞서 삼성전자는 실시간 통역 등 '갤럭시 AI' 주요 기능을 적용한 '갤럭시S24' 시리즈를 통해 큰 호응을 얻었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거쳐 폴더블폰에서도 해당 기능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갤럭시Z폴드6·플립6' 출시에 맞춰 폴더블폰에 최적화된 AI 기능이 추가로 적용될지 여부가 관심사다.
외형이 크게 변화한 폴더블폰의 대중화 과제는 제품 '완성도'를 높이는 일이다. 이에 삼성전자는 기존 모델의 단점을 보완하는 형태로 신제품을 개발해 왔다. 올해 역시 전작의 단점으로 지목된 영역을 개선하기 위해 집중적으로 노력했을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으로 휴대성과 사용성을 대폭 강화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유명 정보유출자(팁스터) 아이스유니버스는 '갤럭시Z폴드6'의 최대 두께를 전작보다 1.3㎜ 줄어든 12.1㎜로, 무게는 약 14g 가벼워진 239g으로 예측했다. 이와 함께 '갤럭시Z폴드6'는 전반적으로 더욱 날씬한 형태의 디자인을 갖출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Z플립6'의 경우 디자인이 예쁘지만 접었을 때 화면이 작아 사용성이 뛰어나지 않고 배터리가 오래가지 않는다는 단점을 개선, 커버 화면이 커지고 배터리 용량이 4000mAh로 늘어날 전망이다.
제품을 접었을 때 생기는 빈틈은 최대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전작 '갤럭시Z폴드5'도 '물방울 힌지' 등의 기술로 전작 대비 빈틈과 주름이 줄었는데, 신제품은 이보다 더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밖에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로는 퀄컴의 스냅드래곤8 3세대나 삼성전자의 엑시노스 2400 탑재가 유력하다.
현재 다양한 전망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라인업 확대' 가능성이다. '울트라' 최상위 모델과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모델을 함께 구성할 것이라는 게 샘모바일, 폰아레나 등 주요 외신의 설명이다. 이러한 예상이 현실화된다면, 이 또한 기존의 약점을 극복하기 위한 시도로 읽힌다. 당초 폴더블폰 대중화의 가장 큰 걸림돌로 '비싼 가격'이 지목돼 왔다. 가격대를 다양화한다면 보급형 모델을 선호하는 고객들에게도 어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56GB 모델 기준 전작 '갤럭시Z폴드5'의 가격은 약 210만원, '갤럭시Z플립5'는 140만원이었다. 스마트폰 판매 직원은 "폴더블폰은 제품 가격과 수리비 부담이 줄어든다면 더욱 대중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앞으로도 롤러블폰과 슬라이더블폰 개발 등 폴더블폰을 넘어선 폼팩터 혁신을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노태문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사업부장(사장)은 지난달 열린 주총에서 "선행 연구, 특허 확보 등 새로운 폼팩터 제품 준비를 위한 절차를 착실히 밟고 있다"며 "경쟁 우위를 지속해서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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