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장병문 기자] 제주 포도뮤지엄이 지난달 20일 개막한 '어쩌면 아름다운 날들' 전시 음성 가이드 제작에 김준한, 최희진, 탕웨이, 심은경 등 국내외 배우들이 대거 참여했다.
'어쩌면 아름다운 날들'은 누구나 마주하게 될 삶의 후반기를 '어쩌면 더 아름다운' 인생의 한 부분으로 바라볼 것을 제안하는 전시다. 노화에 따른 인지저하증(치매)을 매개로 기억과 정체성이 사라지는 삶에 대해 생각해 보는 계기를 제공해 호응을 얻고 있다.
이번 전시 음성 가이드 녹음에 참여한 배우들은 전시 기획 의도와 취지에 공감해 선뜻 참여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포도뮤지엄은 전시를 가장 잘 소개해 줄 수 있는 배우들을 찾아 한, 중, 일 3 개국을 오가며 녹음을 진행했다.
한국어 음성 가이드에는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에 출연한 배우 김준한이 참여했다. 김준한은 녹음을 위해 인지 저하증과 노화에 대한 학습까지 하고 오는 열정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드라마에서 뇌와 관련한 신경외과 의사 역을 맡고 난 후로도 노화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가 많았는데, 이번 전시에 참여하게 돼 개인적으로도 의미가 깊다"고 소감을 말했다.
어린이용 음성 가이드에는 '힘쎈여자 강남순', 'D.P. 시즌 2' 등에 출연한 배우 최희진이 참여했다. 최희진은 아이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목소리 톤을 내기 위해 자발적으로 여러 차례 녹음을 거듭하기도 했다. 최희진은 "이번 작업을 하며 노화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됐다"며 "아이들에게 직접 전시를 소개할 수 있게 돼 뜻깊고 설렌다"고 말했다.
중국어 음성 가이드는 영화 '헤어질 결심'의 배우 탕웨이가 녹음했다. 탕웨이는 녹음에 앞서 전시 참여 작가들의 의도를 느끼고 곱씹기 위해 이틀간 대본을 읽고, 외국 작가들 이름을 정확하게 발음하기 위해 원어민에게 자문한 후 녹음에 참여하는 프로의식을 보여줬다.
탕웨이는 녹음을 마친 후 포도뮤지엄에 직접 손으로 적은 편지를 통해 "이틀간 특별한 전시의 음성 가이드 녹음을 하며 작가들이 표현하고자 했던 '추억'과 '그리움'을 상상하고 느낄 수 있었다"라며, "관람객 여러분도 모두 함께 느껴 보시면 좋겠다"고 전했다.
일본어 음성 가이드에는 영화 '신문 기자'로 여우주연상을 받는 등 일본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배우 심은경이 참여했다. 바쁜 일정 중에도 의미 깊은 일에 참여하고 싶다며 음성 가이드 제안을 흔쾌히 수락했다.
심은경은 "평소 포도뮤지엄 전시에 많은 관심이 있었는데 직접 음성 가이드에 참여하게 돼 기쁘다"며 "이번 전시는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해 볼 주제를 다루고 있어, 녹음을 하면서도 많은 감상이 교차했다"고 말했다.
'어쩌면 아름다운 날들' 전시는 내년 3월까지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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