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남은 '외환시장 구조개선' 시행…은행권, 시스템 정비 분주


외환시장 개방·외환거래시간 연장 핵심

오는 7월 외환시장 개방을 앞두고 은행권이 분주하게 시스템 정비에 나섰다. /더팩트DB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외환시장 개방을 앞두고 은행권이 해당 서비스 고도화에 힘을 싣고 있다. 외환시장 개방과 개장시간 연장 등을 골자로 한 '외환시장 구조개선'이 오는 7월 본격 시행되면서 시장 변화가 예상되는 만큼 인프라 확충, 채널 확장에 적극 나서는 분위기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7월부터 '외환시장 구조개선'이 정식 시행된다.

외환시장 구조개선의 핵심은 △외환시장 개방 △새벽 2시까지 외환거래시간 연장 등이다.

과거 금융당국은 외환위기 등의 트라우마로 폐쇄적이고 제한적인 외환시장 체제를 유지해 왔으나 최근 정부가 추진하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과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 유입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개방·개장시간 연장을 결정했다.

당국은 시행 이후 시장 여건 등을 고려해 점진적으로 늘려 24시간으로 확대 운영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원·달러 시장 선도 은행을 △국민은행 △산업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JP모건체이스은행 △크레디아그리콜은행 등 7곳으로 확대하고, 각 은행들의 외환 건전성 부담금을 최대 60%까지 감면하는 등의 방안을 제시했다.

은행권도 외환시장 개방을 앞두고 분주하게 시스템 정비에 나섰다.

먼저 하나은행은 지난 3일 서울 을지로 본점에 국내 최대 규모의 딜링룸 '하나 인피니티 서울'을 개관했다. 이는 약 2096㎡ 규모 부지로, 국내 최대 규모의 딜링룸으로, 외국환·파생·증권 등 다양한 자본거래가 가능하다. 또한 24시간, 365일 운영을 염두에 두고 조성한 것도 특징이다.

하나은행은 오는 하반기 영국 런던에 약 10명 규모의 전문인력을 배치한 자금센터 설립을 시작으로, 향후 서울·싱가포르·뉴욕 등을 잇는 글로벌 허브를 구축하여 외국 기업과 투자기관의 원화 수요를 적극 발굴·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하나은행은 외환시장 구조개선 정식 시행을 앞두고 서울 을지로 본점에 국내 최대 규모의 딜링룸 하나 인피니티 서울을 개관했다. 사진은 지난 3일 개관한 하나은행 신축 딜링룸 하나 인피니티 서울 전경이다. /하나은행

KB국민은행은 국내 은행권 중 최초로 RFI(외국환업무취급기관)로 등록됐다. 국민은행은 현재 런던과 싱가포르 지점에서 이종통화와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등 달러·원 현물환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이외에도 외환시장 개방에 발맞춰 비대면 외환거래 종합플랫폼 'KB 스타(STAR) FX' 기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KB STAR FX'는 외환 정보, 외환·파생상품 거래를 동시에 제공하는 외환거래 종합 플랫폼이다.

신한은행은 야간 및 새벽 거래 프로세스를 신설하고 RFI 보고 업무 대행 서비스 프로세스를 신설했다.

지난해 말부터 야간 데스크를 꾸려 서울 외환 딜링룸 운영시간을 연장해 고객 주문을 처리하고 있으며, 빠른 시일 내에 런던으로 데스크를 파견해 24시간 거래 체계를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NH농협은행은 지난해 런던 사무소를 해외지점으로 격상하는 등 해외 채널 확대를 추진하고 있고, 우리은행도 작년 말부터 태스크포스팀(TFT)을 꾸려 야간 및 해외 데스크 등 운영을 준비 중이다.

은행권은 '외환시장 구조개선'이 정식 시행되면 외환사업 수수료 등 비이자이익 확대를 통한 수익 다각화를 기대하고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시장 개방과 개장시간 연장은 국내 고객뿐만 아니라 외국인 고객들의 외환거래도 활발해질 것"이라며 "외환사업 수수료는 비이자이익으로 분류되는 만큼 이를 잡기 위한 은행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본다. 이를 대비하기 위해 관련 인력 충원 등의 시스템 재정비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js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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