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최문정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올해 1분기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내내 발목을 잡았던 반도체 업황이 개선되면서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10배 뛰었고, LG전자는 1분기 출시한 신가전 효과에 힘입어 역대 1분기 매출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 5일 올해 1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1분기 잠정실적이 매출 71조원, 영업이익 6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37%, 931.25% 상승한 금액이다.
특히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를 크게 웃돌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을 5조3881억원으로 예상했다. 실제 영업이익이 추정치보다 1조4000억원 가량 높았던 '어닝서프라이즈'다.
삼성전자 '깜짝실적'의 배경으로는 반도체 업황 개선이 꼽힌다. 2022년 상반기까지 품귀현상을 빚을 정도로 호황을 누리던 반도체 시장은 같은 해 하반기부터 부진을 이어왔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로 인한 공급망 이슈와 인플레이션 등으로 인해 경기침체 기조가 뚜렷해지자 없어서 팔지 못하던 반도체는 곧 대규모 재고로 변모했다.
삼성전자 실적을 뒷받침하던 반도체(DS)부문 역시 직격타를 맞았다. 지난해 1분기 DS부문은 14년 만에 4조5800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DS부문은 지난해 내내 흑자전환에 실패해 한해동안 총 15조원의 적자를 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웨이퍼 투입량을 줄이는 등의 강도 높은 감산 조치를 통해 반도체 재고 수준을 낮추는 노력을 지속했다. 또한 반도체 업황 개선에 맞춰 고부가가치 칩셋인 고대역폭메모리(HBM)와 DDR5 등을 통해 수익성 확보에 나섰다.
투자업계는 삼성전자 DS부문이 1분기 8000억~9000억원의 흑자를 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최근 생성형 인공지능(AI) 열풍으로 인해 고부가가치 칩셋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는 만큼, 실적 개선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시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삼성전자 연간 영업이익이 40조원을 넘길 수 있다고 예상한다.
올해 1월 출시한 AI폰 '갤럭시S24' 시리즈 역시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을 것으로 예상된다. 갤럭시S24 시리즈는 일주일 동안 진행한 국내 사전예약에서 121만대, 정식 출시 이후 28일동안 100만대를 판매하며 역대 갤럭시S 시리즈 중 가장 흥행했다.
LG전자 역시 만족스러운 1분기 성적표를 받았다. LG전자의 올해 1분기 잠정실적은 매출 21조959억원, 영업이익 1조3329억원이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3% 늘어 역대 1분기 최대치를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11.0% 감소했다.
이는 당초 시장 전망치에 대체로 부합하는 실적이다. 앞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LG전자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21조2507억원, 영업이익은 1조287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올해 1분기는 역대 1분기 중 매출이 가장 높았다"며 "물류비 증가와 마케팅 비용 등으로 인해 영업이익은 다소 감소했지만, 이 역시도 시장의 예상치를 벗어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올해 1분기 출시한 신가전 '올 뉴 스타일러' ,'워시콤보', '워시타워' 등의 프리미엄 제품군의 덕을 톡톡히 봤다. 또한 기업간거래(B2B) 영역에서 냉난방공조(HVAC), 빌트인, 부품솔루션 등의 사업 기여도가 올라가고 있다.
KB증권은 최근 리포트를 통해 올해 LG전자의 B2B 매출 비중이 전년 대비 28%가량 늘어날 것이라 예상했다.
2022년 첫 연간 흑자전환에 성공한 뒤 수익성이 강화되고 있는 전장(VS)사업 역시 견조한 수주 잔고를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 말 90조원대 중반을 기록했던 VS부문 수주 잔고는 올해 상반기 100조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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