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선영 기자] SBI저축은행이 저축은행업계 최초로 임금 삭감 없는 주 4일제를 시범 도입한다. 그동안 금융권에서는 고객 대면, 상담 등 현실적인 문제로 인해 주 4일제 시행이 어려웠던 만큼 SBI저축은행의 이번 시도는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업계에선 이번 주 4일제 시도가 사내 복지와 워라벨 보장 차원에서 긍정적이라고 보고 있으며 시범적 운영을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SBI저축은행은 이달부터 월 1회, 주 4일제를 시범 도입하고 본격 운영한다. 임금 삭감 없는 주 4일제는 저축은행 중 처음이다.
주 4일제는 약 1년간 시범운영을 거쳐 조직 운영과 생산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이 검증되면 점차 확대될 예정이다. SBI저축은행 임직원들은 시범운영 기간 동안 한 달에 한 번 금요일을 선택해 주 4일제를 할 수 있게 된다.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이미 주 4일제가 생산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어느 정도 입증된 만큼 시범적 운영 결과를 바탕으로 추후 확대를 검토해 볼 수 있다"며 "주 4일제의 시범 도입은 임직원들의 일과 가정의 밸런스를 맞추어 워라밸을 높이고, 나아가 사회 주요 이슈인 저출산 문제에도 도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금융권에서는 고객 대면, 상담 등 현실적인 문제로 인해 주 4일제 시행이 어려웠던 만큼 SBI저축은행의 이번 시도는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모습이다.
앞서 상상인저축은행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은 2022년 주 4.5일제를 시행했다. 주 4.5일제 도입은 상상인그룹의 그룹 경영 이념인 '출근하고 싶은 회사' 만들기의 일환이다. 4.5일제 정착을 돕기 위해 '퇴근송'도 도입했다. MZ세대를 중심으로 밈(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사진이나 영상) 열풍을 일으켰던 '퇴사짤'을 '퇴근짤'로 바꿔 퇴근송을 개발했다. '세상의 모든 굴레와 속박을 벗어던지고 행복한 주말을 찾아 떠난다'는 내용으로 매주 금요일 퇴근 30분 전 사전 안내, 퇴근 시간인 오후 3시 30분에 본 안내 등 총 두 번 송출된다. 다만 이를 주 4일제로 확대 시행하지는 않았다.
저축은행업계에서는 이번 SBI저축은행의 주 4일제 시도가 사내 복지와 워라벨 보장 차원에서 긍정적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다만, 일각에서는 금융권보다 더 많은 근무시간을 가진 업종에 대한 문제 해결이 우선이며 임금 조정 없이는 주 4일제 도입이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에 업계는 각 금융사의 상황을 고려해 주 4일제의 시범적 운영을 지켜볼 예정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SBI저축은행에서도 한 달에 한 번 시행하는 시범도입이고 사기 진작이라던지 복지 증진 차원에서 긍정적이지 않을까 싶다"며 "SBI에서도 월 1회 시행을 우선으로 하고 있기도 하고, 각 금융사마다 상황은 다르니 확산은 더 지켜봐야하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저축은행 관계자는 "생산성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면 워라벨 등 다양한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이제 시범도입을 한 것이기에 조금 더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금융권의 주 4일제 시범 도입은 파격적인 시도라고 보고 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금융권은 보통 주 5일 근무를 하고 있기 때문에 (주 4일제 시범 도입은) 파격적인 시도라고 본다"며 "아이슬란드의 경우 국민의 85%가 주 4일제 근무를 하고 있다. 업무의 효율을 위해서 회의를 없애고 이메일로 회의를 하는 등 환경이 바뀌었고, 우리나라는 생산성이 세계에서 제일 낮은 나라에 포함돼 있기 때문에 생산성을 올리고 업무에 몰입도를 올리는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그는 "주 4일제라는 것은 금요일에 근무를 아예 하지 않는 것이기 때문에 고객들이 불편함을 겪을 수 있다. 온라인 서비스 확대 등의 대안을 미리 준비해 고객의 불편함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