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쇄신' 약속은 어디로…카카오, '먹튀논란' 정규돈 CTO 임명 강행


정규돈 CTO 지난 1일자로 인사발령
준신위 '평판리스크 해결' 권고에도 임명

김범수 창업자(왼쪽)를 중심으로 인적쇄신을 약속한 카카오가 상장 직후 스톡옵션 행사로 70억원이 넘는 시세차익을 올린 정규돈 전 카카오뱅크 최고기술책임자(CTO)를 그룹 CTO로 최종 선임했다. /더팩트DB, 뉴시스

[더팩트|최문정 기자] 카카오가 결국 스톡옵션 '먹튀' 논란의 장본인인 정규돈 전 카카오뱅크 최고기술책임자(CTO)를 그룹 기술 사령탑에 앉혔다. 앞서 카카오 준법과 신뢰위원회(준신위)가 인사 관련 평판 관리 권고를 낸 만큼, 작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2일 IT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지난 1일을 기준으로 주요 임직원에 대한 인사를 단행했다. 이와 함께 정규돈 전 카카오뱅크 CTO가 정식으로 본사 CTO로 임명됐다.

카카오 측은 정 CTO에 대해 "복잡한 카카오의 서비스 기술을 이해하고, 1금융권의 기술안정성 수준을 구축하기 위한 경험이 있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정규돈 CTO는 인하대 자동차공학 석사 출신으로, 다음커뮤니케이션 기술그룹 총괄과 카카오 플랫폼기술 총괄을 거쳐 2016년부터 지난해 2월까지 카카오뱅크 CTO로 재직했다.

정규돈 CTO는 카카오뱅크를 이끌며 까다로운 보안 기술 확보와 2021년 기업공개까지 이끈 공이 있다. 그러나 회사 기업 공개 직후인 2021년 8월 두 차례에 걸쳐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대량으로 행사해 70억원이 넘는 시세차익을 올리는 '먹튀' 논란을 일으켰다.

정규돈 CTO의 복귀 소식이 전해지자 회사 내·외부에서는 논란을 일으킨 인사가 고위직으로 돌아오는 '회전문 인사'라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 카카오 그룹이 추진하고 있는 인적 쇄신 작업의 진정성도 도마 위에 올랐다.

더욱이 카카오 그룹 외부 인사로 구성돼 회사의 윤리 경영 사항을 감시하는 준신위 측에서 "경영진 선임과 관련해 발생한 평판 리스크를 해결할 수 있고, 앞으로 이와 유사한 사건을 예방하고 관리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주문한 상황에 카카오가 정규돈 CTO의 선임을 강행했다.

앞서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는 지난해 11월 준신위 출범 전 위원들과 상견례에서 "나부터 준신위의 결정을 존중할 것"이라며 "그렇지 않은 계열사의 행동이나 사업에 대해서는 대주주로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책임을 묻겠다"고 강하게 힘을 실어줬다.

munn09@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