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허주열 기자] 행동주의펀드 트러스톤자산운용이 태광산업에 추천한 3명의 사내·외 이사 후보들이 29일 정기 주주총회 문턱을 넘어 이사회 진입에 성공했다. 태광산업이 주주제안을 통해 이사를 선임한 것은 지난 2007년 장하성 펀드 이후 17년 만에 처음이다.
특히 기업지배구조 분야의 전문가로, 태광산업의 지배구조와 의사결정 구조를 비판해 온 김우진 서울대 교수도 사외이사로 태광산업 이사회에 합류해 눈길을 끈다.
태광산업은 29일 서울 중구 굿모닝시티빌딩 스카이홀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김 교수와 안효성 회계법인 세종 상무를 사외이사로, 정안식 영업본부장을 사내이사로 각각 선임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16일 트러스톤은 전문성과 역량이 검증된 이사 후보를 물색해 주주제안 형식으로 이들 3명을 태광산업 이사 후보로 추천한 바 있다.
김 교수는 20년 넘게 기업지배구조를 연구해 온 자본시장 전문가로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 국민연금기금 투자정책 자문위원 등으로 활동해 왔다. 안 상무는 23년간 회계사로 활동한 회계·재무 전문가다. 이들은 태광산업의 사외이사로서 감사위원회 위원도 겸하게 된다.
태광산업 관계자는 트러스톤의 제안을 수용한 배경에 대해 "회사에 대한 주주들의 쇄신 요구에 대주주도 상당 부분 공감한 결과"라며 "앞으로 이사회 중심의 경영을 강화하고, 대외적으로는 주주와의 관계를 일방 소통에서 쌍방향 소통으로 전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원 트러스톤 ESG운용부문 대표는 "그동안 2대 주주로서 태광산업의 기업가치 개선을 위해 회사와 꾸준히 소통해 왔다"며 "이번 주총에서 우리의 주주제안을 회사가 전격 수용한 것은 회사와 대주주가 우리의 진심을 믿어준 결과라는 점에서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어 "회사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투자가 가장 필요하다고 판단해 이번 주총에서는 배당금 증액 같은 주주환원책을 요구하지 않았다"면서도 "현재 국내 상장사 최저수준인 PBR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유동성 개선과 보유 중인 자산의 효율적 활용이 시급히 필요하다는 점을 회사 측에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태광그룹 경영협의회 부의장을 겸하고 있는 성회용 태광산업 대표는 이날 주총을 통해 대표이사 사장으로 공식 취임했다. 오용근 지원본부장도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조진환·정철현 대표이사는 임기 만료로 물러났다.
태광산업은 이사회 중심의 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이사진을 기존 5명에서 7명으로 확대했다. 사내외 이사를 각각 1명씩 늘려 3명과 4명으로 이사회를 구성했다. 또 정관 일부를 개정해 ESG위원회 설치를 명문화하고, 감사위원 분리 선임을 명시하는 등 투명경영의 제도적 장치들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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