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화 주총, 차파트너스 완패…사측 안대로 가결


자사주 소각, 감사위원 선임 안건 등 두고 충돌…사측 '완승' 

금호석유화학은 22일 오전 서울 중구 시그니쳐타워에서 백종훈 대표이사 사장을 의장으로 정기 주주총회를 열었다. /최의종 기자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금호석유화학(금호석화)이 22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박철완 전 상무와 손을 잡은 행동주의펀드 차파트너스자산운용(차파트너스)과 여러 안건을 두고 표 대결을 벌인 결과 완승을 거뒀다.

금호석화는 이날 오전 10시 5분께 서울 중구 시그니쳐타워에서 백종훈 대표이사 사장을 의장으로 제47기 주주총회를 열었다. 당초 이날 오전 9시 주총을 개최할 계획이었으나, 위임장 확인 검수 절차에 시간이 소요되면서 연기됐다.

백 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코로나19가 종식됐으나 긴축 경제와 지정학적 리스크로 불확실성이 지속됐고 석유화학계 대외 여건이 어려워졌다"면서도 "당사는 위기일수록 초심을 잃지 않고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이어 "포트폴리오를 개선해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고 적극적인 영업 활동을 벌인 결과라고 생각한다"며 "미래 기술을 통해 새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핵심 사업 경쟁력을 강화해 새 사업 기회 발굴에 나서겠다"고 설명했다.

앞서 차파트너스는 주총 결의에 의해서도 자사주를 소각할 수 있도록 정관을 변경하고, 기존 보유 자기 주식을 전량 소각하는 안건과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으로 김경호 KB금융지주 이사회 의장을 선임하는 안건을 주주제안했다.

반면 금호석화는 3년간 50% 자사주를 소각하겠다고 밝혔다. 또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으로 최도성 한동대 총장을 선임하는 안건을 올렸다. 주총에는 사내이사 2명과 사외이사 2명 선임 건, 사외이사인 감사위원 양정원 선임 건, 이사 보수 한도 승인 건도 부의됐다.

금호석유화학이 22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박철완 전 상무와 손을 잡은 행동주의펀드 차파트너스자산운용과 자사주 소각 관련 안건 표 대결에서 이겼다. /금호석유화학

표 대결에 앞서 김형균 차파트너스 상무는 "자사주를 마음대로 처분하는 것은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지 않는다. 상법 개정 당시에도 재계 반발로 삭제됐다고 한다. 현장 참여 주주는 처분 여지를 남겨둔 것을 견제해달라"라고 밝혔다.

백종훈 대표는 "글로벌 스탠더드라고 했는데 지난해 (발표된) 미국 한 논문에는 자사주를 투자로 활용할 근거가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꼭 글로벌 스탠더드가 그것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표결 결과 금호석화의 3년간 50% 자사주 소각 안건이 찬성 74.6%로 가결됐다. 반면 차파트너스 주주제안 자사주 전량 소각 안건은 찬성 25.2%에 그쳐 부결됐다.

김경호 KB금융지주 이사회 의장을 추천한 김형균 차파트너스 상무는 "이사회가 독립적이지 않다고 생각해 주주제안을 했다"며 "과거 최도성 후보도 이사회 독립성 문제를 말한 바 있다. 아울러 배임 행위 수혜자 박준경 사내이사 선임 당시 현 이사진 의견이 궁금하다"고 말했다.

김 상무 발언에 주총장은 고성이 오갔다. 백 대표는 "지금 뭐 하는 것이냐. 의사 진행을 방해하는 것이냐"라며 "본 안건에 설명을 부탁했는데 오히려 질문을 했다. 그냥 진행하도록 하겠다"라고 했다.

표결 결과 금호석화의 최도성 한동대 총장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선임 안건이 76% 찬성률로 가결됐다. 반면 차파트너스 주주제안인 김경호 KB금융지주 이사회 의장 선임 안건은 찬성률이 23%에 그쳐 부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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