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카카오, 이달 말 나란히 정기 주총…'리스크 관리' 총력


네이버·카카오 오는 26일·28일 각각 주총
네이버, 웹툰 상장 앞두고 '재무통' 영입
카카오, 이사회 전면 개편…'쇄신'에 방점

네이버와 카카오가 이달 말 각각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이사진을 재정비한다. /더팩트 DB

[더팩트|최문정 기자] 국내 양대 IT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이달 말 각각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이사회를 개편할 예정이다. 네이버는 올해 웹툰의 북미 상장 등을 앞두고 재무 전문가를 영입하고, 카카오는 핵심 과제로 꼽힌 '인적쇄신'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21일 IT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오는 26일 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한 제2사옥 1784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카카오는 오는 28일 제주도 제주시 스페이스닷원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네이버는 올해 주총을 통해 변재상 전 미래에셋생명 대표와 아사무엘 인다우어스 공동창립자를 사외이사 및 감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이들의 임기는 각각 3년이다.

변 후보자는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미래에셋생명 대표이사 사장을 영입한 증권과 금융분야 전문가다. 이 후보자는 인다우어스 창업 전 모건스탠리 자산운용 아시아투자총괄 대표직을 영입했다.

네이버는 재무 전문가를 이사회에 영입해 올해 최대의 화두인 수익성 확보와 안정적인 성장을 도모한다는 구상이다.

네이버는 지난해 연매출 9조6706억원, 영업이익 1조4888억원의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그러나 올해는 안심할 수 없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최근 중국의 이커머스 기업인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등이 한국 시장 직접 진출을 선언하며 네이버의 주력 사업인 커머스에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한 네이버는 올해 자회사 네이버웹툰의 북미 상장을 앞두고 재무 건전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네이버웹툰은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를 주관사로 선정하고 이르면 올해 6월 미국 나스닥 상장을 추진할 예정이다. 네이버 계열사 중 상장을 시도하는 것은 네이버웹툰이 처음이다.

이번 네이버 주총에서 이사 선임 관련 안건이 원안대로 통과되면, 이사회는 사내이사 2명(최수연 대표, 채선주 대외·ESG정책대표), 기타비상무이사 1명(변대규 이사회 의장), 사외이사 4명(정도진·노혁준·변재상·이사무엘) 등 총 7명 체제로 개편된다.

아울러 네이버는 올해 네이버웹툰 상장과 인공지능(AI) 선행 투자 등의 주요 과제를 앞두고 유동성 확보를 위해 회사채 발행 절차도 간소화한다. 네이버는 이번 주총에서 이사회가 사채 발행을 대표이사에게 위임할 수 있도록 하는 '사채발행 일반 규정 신설 건'도 의결할 예정이다. 이 안건이 통과되면, 네이버 대표 이사가 이사회 의결없이도 사채발행을 승인할 수 있게 된다.

카카오는 오는 28일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정신아 카카오 대표 내정자를 정식 대표로 선임하는 등 사내·외 이사 개편 작업에 나선다는 목표다. /최문정 기자

연이은 사법리스크와 구설수에 휘말린 카카오는 이번 주총을 통해 그룹 내 '위기 관리'에 나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카카오는 사내·외 이사진에 언론 출신 인사와 검사·행정가 출신 인사를 골고루 선임할 예정이다.

카카오는 이번 주총에서 사내이사 3인을 새로 선임한다. 신임 사내이사에는 정신아 카카오 대표 내정자를 비롯해 권대열 CA협의체 ESG위원장, 조석영 CA협의체 그룹준법경영실장 등이다.

정신아 내정자는 2010년부터 2013년까지 네이버(당시 NHN) 수석부장직을 역임하고, 2014년 임지훈 전 카카오 대표가 설립한 카카오벤처스(당시 케이큐브벤처스) 대표로 영입됐다. 정 내정자는 이후 10년 동안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해 초기 투자를 진행하다가 지난해 12월 홍은택 현 대표의 뒤를 이어 카카오 단독 대표 후보로 내정됐다. 정 내정자는 카카오 대표로 내정된 이후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와 함께 카카오 그룹 내 컨트롤타워 조직인 CA협의체 공동의장직에 올라 회사 쇄신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권대열 ESG위원장은 조선일보 논설위원 출신으로 2018년 카카오에 합류했다. 이후 커뮤니케이션 실장, ER실장, CRO, CDR랩장, ERM위원장 등의 요직을 거쳤다. 올해부터는 카카오 그룹 내 컨트롤타워 조직인 CA협의체에서 ESG위원장직을 맡고 있다.

조석영 그룹준법경영실장은 검사 출신 인사로 서울동부지방검찰청 부장검사, 전주지방검찰청 부장검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부장검사 등을 역임하고 2021년 카카오에 합류했다. 올해부터는 CA협의체 그룹준법경영실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이번 주총에 따라 기존 카카오 이사회 사내이사진은 모두 물갈이될 전망이다. 홍은택 대표는 28일 주총을 끝으로 임기를 마친다. 지난해 SM엔터테인먼트 인수의 공으로 사내이사직에 올랐던 배재현 투자총괄 대표는 지난달 16일 사내이사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아울러 카카오는 차경진 행정안전부 디지털정부 정책자문위원, 함춘승 피에이치앤컴퍼니 사장 등 사외이사 2인을 선임할 예정이다. 차경진 후보는 빅데이터와 AI 전문가로 향후 카카오의 AI 전략 수립에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함춘승 후보는 2004년부터 2013년까지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대표이사 사장을 지냈다. 함 후보는 카카오 이사회에서 투자와 리스크 관리 전문가로서 카카오의 계열사 정리 작업에 의견을 낼 전망이다.

오는 2025년 3월까지 임기를 맡았던 신선경 사외이사는 최근 일신상의 이유로 사의를 밝혔다.

주총에 상정된 의견이 원안대로 통과될 경우, 카카오 이사회는 사내이사 3인(정신아 대표·권대열 위원장·조석영 실장)과 사외이사 5인(윤석 이사회 의장·최세정·박새롬·차경진·함춘승) 등 8인 체제를 갖추게 된다.

munn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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